1959년 창립된 독일의 「미세레오르(Misereor)」는 인종 종교 국적 또는 성별에 관계없이 어떠한 의미로든 인간의 권리를 침해당한 채 고난받는 사람들을 자선의 대상이 아니라 파트너로써 도와주고자 하는 단체이다.
독일 가톨릭신자들의 사순절 특별헌금-단식과 사랑실천 운동을 토대로 시작됐던 미세레오르는 일시적 신앙쇄신과 참회운동이 아닌 전세계를 위한 가톨릭 교회의 지속적 개발 원조기관으로 발전, 오늘에 이른 모범적 사례로 꼽힌다. 이 미세레오르는 1960년대초 유럽 선진국들과 미국 캐나다 등에 비슷한 목적의 사순절 운동을 일으켰으며 65년 브뤼셀에서는 이 기구들의 연합체인 「사회 경제 발전을 위한 국제연합」이 설립되기도 했다.
미세레오르의 주된 취지와 목적은 가톨릭신자들이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했던 초대교회 미풍양속을 본받아 희생을 통한 특별헌금으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제3세계 국가 및 어려운 나라의 이웃들을 돕고 공정한 부의 재분배를 실현코자 하는데 있다.
이러한 미세레오르의 자선활동은 독일내에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그리스도교 단식의 의미와 사랑실천을 일깨워 줌으로써 신자들의 신앙쇄신을 이루게 하는 한편 국가와 권력층에게는 불공평한 분배에 따른 부당함을 인식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그리스도교 사회론에 입각한 윤리적 의무를 각성시킴으로써 국제사회 정의가 실현되도록 돕는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미세레오르가 벌이는 활동의 중요한 몫은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가난하고 미개한 이들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 위기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대부분 10만 마르크 미만의 금액으로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원조를 하는 미세레오르는 나병환자 요양원, 병원, 약국, 빈민 구제식당 건설 등 사회복지 시설 및 자선사업 기관의 설립 및 저개발 국가에서 가장 고난받는 농어민, 도시빈민들의 자조자립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 차원에서 교육을 통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위해 직업교육 방송통신교육, 사회지도자들을 위한 지도자교육 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미세레오르의 활동은 교회일치운동에도 커다란 기여를 했는데 72년이후 미세레올은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개발원조기구인 「세상을 위한 빵」과 「프로테스탄트의 개발 원조 중앙기구」와 협조, 「형제적 나눔-공동실행」을 교회 일치운동 일환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미세레오르의 재원은 매년 3억마르크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94년 통계에 의하면 이들의 원조는 71,935건에 70억 8백만 마르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진다.
그중 의료시설의 건설(1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농어민을 위한 원조(18%) 교육원조(16.5%) 조합조직과 직업교육(9%) 사회복지시설의 건립(9%) 전문가 양성(9%) 등이 원조 내용에 포함돼 있다.
이웃을 위한 각 개인들의 단식과 절제를 통한 작은 정성이「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의 기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자선주일 특집] 미세레오르를 아십니까?
나눔 실천 40년 … 부의 공정한 재분배 실현에 앞장
시빈민, 나환자 요양원 돕기에 주력
「교회 일치운동」에도 커다란 기여
발행일1998-12-13 [제2131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