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마스 바자」「붉은 와인이 들어간 생강빵」「크리스마스 선물시장」「산타클로스」「슈톨렌」「가족들 함께 참석하는 자정미사」….
독일 출신인 쉐라톤 워커힐호텔 상무이사겸 총부지배인 버나드 브렌더(BernardBrender)씨는 고국에서 지냈던 성탄의 편린들을 이렇게 끄집어 낸다.
「슈톨렌」(Christstollen)은 독일 지역 사람들이 성탄절에 특별히 만드는 빵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둥글고 길죽한 모양으로 빚어져 구워지는 이것은 아기예수가 누웠던 구유를 상징한다.
브렌더씨는 이외에도 독일에서는 성탄시기가 되면 수많은 빵과 과자가 만들어진다고 들려주면서 꿀과 호두가 든 과자「Lebkuchen(레브쿠헨)」과 건과일을 넣은「Marzipan(마르찌판)」도 빼놓을 수 없는 성탄과자라고 밝힌다.
「천안 호도과자」처럼「누렘베르크」 도시는 레브쿠헨의 산지로 알려져 있을 만큼 생산과 판매가 활발하다고.
요즘에는 집에서 만들기 보다 제과점 등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10월경이면 벌써 각종 성탄절 빵과 과자가 상점에 진열되고 판매되기 시작한다고 밝힌다.
본인이 근무하는 워커힐 호텔 베이커리에서도 성탄시기를 맞아 슈톨렌과 레브쿠헨을 판매하고 있어 고향의 맛과는 다소 다르지만 그런대로 슈톨렌과 함께 하는 성탄을 보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어릴적 어머니가 크리스마스를 위해 25개 종류의 과자를 집에서 굽던 기억이 새롭다고 브렌더씨는 회고했는데 슈톨렌과 같은 각 가정의 전통 과자 기술은 대개 3대에 걸쳐 전수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브렌더씨는 어머니가 보통 성탄 3주전부터 쿠키를 구어 모르는 곳에 감춰두곤 했는데 그것을 꺼내 먹기 위해 부엌 곳곳을 주의깊게 살피거나 뒤지곤 했다고 소년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전임 근무지 홍콩을 떠나 91년 한국에 온 이후 꼬리곰탕 막걸리 갈비 불고기의 맛을 사랑하고 그에 길들여졌다는 그는 서울외국인 성당에서 사목회장을 맡고 있다.
고국 독일을 떠나 낯선 이국에서 성탄을 맞은지도 37년째. 최근 그는 자신의 생활 신앙단상을 담은 수필집 「The Road Home」을 펴내기도 했다. 부인 타티 브렌더씨 역시 외국인성당내 유치원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한편 남편을 도와 본당 사목회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양음식을 먹으면서도 김치를 곁들일 만큼 이제 「김치맛」을 들인 브렌더씨는 막걸리를 마실 때 노동자들과 돈이 궁한 대학생들을 떠올릴만큼 한국정서에 익숙해 있다.
부인 타티 두딸 루이사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호텔 로비에 마련된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포즈를 취한 브렌다씨는 외국인성당에서 교우들과 성탄미사를 봉헌하고 교우들 가족들과 오붓한 만찬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올해 갖게 될 성탄절 모습을 들려줬다.
[대림절특집/세계 가정의 성탄절] 3 - 버나드 브렌더씨가 들려주는 독일의 크리스마스
이웃과「슈톨렌」 나누며 ‘오붓한’ 만찬
10월경 각종 성탄 빵ㆍ과자 등장
가정마다 전통 음식 전수돼
발행일1998-12-13 [제2131호,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