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봐야 할 노인들은 늘고 있는데 은인들의 손길은 줄어들고…”
“이세상은 알게 모르게 남을 도우며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사랑으로 지탱하죠”
『돌봐야 할 노인들은 늘고 있는데 은인들의 손길은 줄어들고…』
수원교구 평택에 위치한 무의탁 노인들의 안식처「서정동 작은 성요셉」의 집의 윤금준 (아녜스ㆍ69ㆍ수원교구 서정동본당) 원장은 요즘 걱정이 태산 같다.
IMF시대를 살아가면서 모든 복지시설이 함께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평신도가 운영하는 비인가복지시설로서 겪는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특히 윤원장은 『은인들의 손길은 물론 마음까지 얼어 붙은 것이 아닌가 할 정도』라여 IMF로 뚝 끊어진 은인들의 발길을 무척 아쉬워 했다.
『IMF이후 입소를 원하는 노인들의 문의전화가 부쩍 늘고 있지만 받아 줄 수가 없어 안타까워요. 함께 살고 있는 가족조차 돌보기 힘든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실제로 성요셉의 집에는 IMF한파가 밀려오기 전에 비해 사랑의 손길이 3분의1 이상 수준으로 격감한 상황. 따라서 오갈데 없는 노인들을 조금 더 모실수 있는 여유공간이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하1층 지상4층의 연립주택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성요셉의 집은 윤원장과 총무 최종욱(마치아ㆍ기아산업 정년퇴직)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무의탁 할머니 25명을 모시며 살아가고 있다.
성요셉의 집은 지난 92년 윤원장이 오갈데 없는 할머니 몇 분을 모시고 살기 시작하면서 시작돼 이제 제번 큰 시설로 화장됐다. 스스로 원해서 규모가 커졌다기 보다는 오갈데 없는 할머니들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윤원장의 설명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마친 아들을 비롯 2남2녀를 출가시킨 뒤, 지난 세월을 가만히 돌아 보았어요.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아이들을 그만큼 키운 것은 내가 한일이 아니고 그분께서 해주신 것임을 깨닫게 됐지요』
그런 모습으로 하느님 앞에 간다면 체면이 서지않겠다는 생각에 윤원장은 가산을 모두 정리, 3억원에 달하는 돈으로 성요셉의 집을 설립했던 것.
『이대로 죽고 만다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기에 성요셉의 집을 설립했다』는 윤원장은 뚜렷한 후원회 조직없이 성요셉의 집을 그간 운영해 오면서 남은 재산을 모두 바친 셈이다.
그러나 윤원장은 할머니들과 함께 살면서 더 큰 사랑을 배웠다고 강조한다. 할머니들의 대소변을 치우고 수십명의 노인들의 장례를 치루면서 윤원장은 「함께 하는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세상에는 알게 모르게 남을 도우며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사는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분들의 사랑이 모여 이 세상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매번 왕진을 해주고 약을 무료로 대주는 의사선생님, 송탄본당을 비롯 송서, 송현, 서징리본당 신자들, 모든 궂은 일을 다 보아주는 총무, 빵과 야채 등 온갖 종류의 먹을거리를 가져다 주고 노력 봉사해 주는 은인들이 있었기에 성요셉의 집이 쓰러지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고 윤원장은 강조한다.
그러나 윤원장이 가장 아쉽고 안타까울 때는 이 집에서 함께 살다가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의 임종을 맞을 때다. 지난달에도 5년간씩 기저귀를 차고 있었던 할머니 2명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때마다 항상 윤원장은 『더 잘해주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밤새 울었다고 한다.
MBC-TV「칭찬합시다」의 주인공으로 추천될 만큼 그동안 노인들을 위해 숨어서 헌신해 온 윤아녜스 원장.
그는 성요셉의 집을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하느님을 몰랐던 할머니들에게 신앙을 알게하고 이곳을 찾아오는 은인들과 봉사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도록 전해주는 데 있다』고 전하고 이시설을 통해 단 한사람의 영혼이라도 더 구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도움주실분=전화(0333)665-7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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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1998-12-13 [제2131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