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회는 2천년 대희년 직접 준비단계 두번째해인 성령의 해(98년)를 맞아 크게 대희년준비와 실직자돕기, 북한동포돕기를 비롯 교회의 사명인 복음선포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특히 한국교회는 대희년준비운동으로「새날 새삶」운동을 제창, 회개와 쇄신속에 대희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한편,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몰아닥친 IMF경제위기 속에서 생겨난 실직자문제, 북한동포돕기를 비롯한 민족화해운동 등에 큰 관심을 쏟은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북음선포에 대한 확신들이 새로운 양 찾기등으로 현실화되면서 선교에 대한 열의가 어느때보다도 강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본보는 대희년 마지막 준비단계인 성부의 해(99년)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98년 한해동안 이뤄져 왔던 각종 사목활동들을 총괄적으로 짚어본다. 98년의 이 결산을 통해 본보는 신년호부터 성부의 해를 여는 특별기획으로 한국교회를 총체적으로 진단하는 심층기획, 보도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대희년준비
15가지 구체적 실천항목 제시 적극 실천 권고
일선 본당·신자 개인까지 폭넓은 확산 아쉬워
98년도 한국 교회의 2천년 대희년 준비는 새날 새삶 운동을 전개키로 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 고유의 대희년 맞이 실천 운동으로 제시된「새날 새삶」운동은 개인과 사회, 국가 생활을 포괄하는「나부터 새롭게」「참된 가정 이루기」「좋은 이웃 되어 주기」「함께 가요, 우리」등 4가지 기본 방향을 바탕으로 모두 15가지의 구체적 실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 항목들은 지난 2월2천년 주교특별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된 이후 신자들의 공모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주교회의는 가을 정기총회에서 이 운동을 한국 교회의 대희년 실천 운동으로 추진할 것을 공식 선포하는 담화문을 발표해 모든 신자들이 각자의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적극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이 실천 운동은 생활의 아주 구체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언급하고 있어 전체 교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실천 노력이 뒷받침되고 생활의 구석구석까지 파급된다면 2천년 대희년 준비의 정신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교구 차원의 대희년 준비도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으며 수도회나 기관 단체들에서도 대부분의 사업 계획을 대희년 추진 방향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부산과 수원, 전주, 원주, 광주교구가 이미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희년 준비에 돌입했다. 또 춘천교구는 내년 교구 설정 60주년, 인천교구는 교구 대의원회의를 앞두고 교구 쇄신이 대희년 준비와 병행되고 있다. 수도회들의 경우 교육 프로그램을 대희년 중심으로 진행하고 나눔 등 사랑의 실천을 강조해왔다.
또 교황청이 2천년 대희년 기간 동안의 각종 기념행사들을 담은 대희년 달력을 발표한데 따라 한국교회도 고유의 대희년 달력을 확정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대희년을 1년 남긴 시점에서 한국교회의 대희년 준비는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보다 구체적인 실천 노력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희년의 의미와 정신, 준비가 일선 본당과 신자들 개인에게까지 폭넓게 확산된 것으로 보기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신자들이 대희년에 대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들과 직접 관련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시기임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천적인 프로그램들이 계속 개발되고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IMF 실직자 대책
정신 개혁 강조… 식사·쉼터제공 등 심혈
실직자 재활·자활 프로그램 마련 미흡
지난해 말,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되면서 시작된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실직자·돕기, 등에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할 수 있다.
IMF구제금융 체제에 따른 나라경제의 파탄은 지역교회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과 이로 인해 실업자문제 등이 심각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한국교회는 IMF체제후 곧바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회차원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특히 교회 지도자들은 오늘날의 경제위기가 우리 자신들의 과소비와 물질만능주의와도 연관이 있음을 지적, 이번 기회를 우리의 지난날을 되돌아 보는 자성의 시기로 삼자고 호소한바 있다.
「문제는 경제가 아니다」라는 자각을 시작으로 한국교회는 각 교구, 본당과 수도단체 등 모든 단체와 개인들이 나서 정신적인 개혁을 강조했으며 동시에 경제적 위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IMF이후 교회는 각 교구 본당 및 단체에서는 실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위해 봉급 나누기운동을 시작했는가 하면 실직의 아픔으로 거리를 방황하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의료활동과 쉼터, 취업알선 등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교회의 활동은 수용과 보호, 한끼 식사의 나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체계적인 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언제 끝날지도 모를 경제위기에 대응, 실직으로 가정까지 파괴되는 등 심한 고통속에 있는 실직자들에게 재활과 자활을 도모할수 있는 프로그램 제공 등에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민족화해운동
북한방문 활발… 북동포돕기에『한마음』
「김장 나누기」펼쳐 탈북자 돕기에도 노력
금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 및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활동은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북한동포돕기와 최창무주교를 비롯한 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김몽은신부의 북한방문,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통일사목위원회의 통합, 북한지역 사목희망자 모임결성, 탈북자 돕기, 북한선교위원회 북한동포돕기운동 등을 들 수 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최창무주교를 비롯한 성직자와 류덕희한국평협 회장 등 평신도대표들로 구성된 북한방문단은 지난 5월 한국교회 최고위 성직자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 신자들이 보내준 북한동포돕기 식량의 분배과정을 확인하고 평양 장충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금년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에서도 북한을 방문, 그 어느때보다도 성직자들의 북한방문이 활발 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서울대교구는 민족화해위원회와 통일사목위원회로 이원화시켜 운영해 오던 민족의 화해 및 통일을 위한 준비 활동을「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통합함으로써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일준비를 하게 됐다.
서울대교구는 또 통일후 북한지역 사목을 희망하는 사제 66명의 신청을 받아 공식모임을 출범 시킴으로써 북한지역 사목 준비를 적극화 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울대교구를 비롯 각 교구에서는 연 3년째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위해 옥수수와 쌀, 밀가루, 탈지분유, 의약품 등 상당량을 보내 주기도 했다.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도 서울대교구 통일사목위원회와 북한선교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나타나 남한사회 이해와 정착에 도움을 주는 한편 김장김치 나누기 운동 등을 펼쳐 탈북자들에게 겨울양식인 김치를 전달하는 사랑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대주교는 평양교구장 서리로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하느님께서 통일의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수 있도록」전신자들이 매일 묵주기도 한 단씩을 바쳐 줄 것을 요청한바 있다.
◆복음선포
「새로운 양 찾기」등 선교열기·관심 확산
본당 분할 작업·지구장 중심 사목 등 주력
새로운 양 찾기 운동과 잃어버린 양 찾기 운동,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선교, 가두선교 등 금년도는 선교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된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양 찾기 운동과 같은 새로운 선교방법을 모델로 한 선교활동이 선교열 확산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원교구 군포본당이 한꺼번에 1,100여명의 신자를 입교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을 비롯 전국의 많은 본당에서 이와 비슷한 선교활동을 펼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에게 선교에 대한 자신감과 가능성을 심어주는 계기와 함께 선교의 새모델을 제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가두선교도 점차 확산, 앉아서 기다리던 선교방법에서 점차 찾아나서는 선교자세로의 탈바꿈을 지속적으로 주도해 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가두선교는 새로운 양찾기와 함께 소극적인 생각에 젖어 있던 신자들에게 적극적인 선교의식을 불어 넣어준 좋은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인 복음선포를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 교회 조직을 개편하거나 본당을 분합하는 작업, 사회사목분야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등을 비롯 많은 교구에서 본당 분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서울대교구와 마산교구 대전교구 등은 교구사목의 효율화 등을 위해 지구장 중심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결국 복음화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정진적대주교의 경우 현재의 9%대인 복음화율을 자신이 임기동안 세계평균복음화율인 18%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99년 「성부의 해」를 준비한다 1 - 98년 한국교회 결산
「새날 새삶」운동 전개… 회개·쇄신속에 대희년 준비
발행일1998-12-20 [제2132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