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밖 네거리는 103위 한국교회 성인들중 성 정하상 바오로 성녀 김효주 김효주임 등 44명 성인성녀와 함께 수많은 순교자들을 탄생시킨 한국 최대의 순교지.
새남터가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공헌을 한 「사제들의 순교지」라면 서소문은 자발적 노력으로 교회를 세우고 신앙을 실천했던 「평신도들의 순교지」라고 일컬어진다.
서소문이 평신도 천주교인들의 순교지가 된 것은 「신유대박해」때 이승훈을 비롯 정약종 최창현 강완숙 등 초기교회 평신도 지도자들이 순교의 피를 흘린데서 시작됐다. 서소문에서의 순교 행렬은 기해대박해를 고비로 절정을 이루게 된다.
한국교회가 평신도들에 의해 이루어진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볼 때 이런 면에서 서소문밖 성지는 한국교회의 신앙과 위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정신적 보고」로 강조되어진다.
서울 중구 중림동 149번지, 한국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도 유명한 중림동(약현) 성당내에 위치한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
이 기념관은 서소문밖 순교성지 관할 본당인 중림동 성당이 본당설정 10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추진, 91년 건립됐다.
성인들의 유해와 선조들이 사용했던 유품 서적들이 전시된 기념관은 서소문성지 순례자들을 위한 기념성당과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이 기념관의 운영 관리는 본당 사무실과 순교자현양위원회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 오전10시 순교자 현양미사 봉헌되고 있다.
서소문순교기념관의 외형적 특징이라면 무엇보다 지난 96년 성당안 제대 오른편에 설치된 「44위 서소문밖 치명순교성인 치명순교자 성인성녀 유해 및 위패 보관소」.
이 보관소는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조광호신부가 1년여의 기간을 두고 묵상한 작품으로 꾸며져 있다. 보관소내의 유해 및 위패는 순례자들이 성당을 찾거나 금요일 순교자 현양미사때, 그리고 9월 순교자 성월 미사 중에만 공개된다. 여기에는 또한 김대건 신부 유해와 더불어 사도 성바오로, 사도 성바르나바, 사도 성바르톨로메오 등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기념관에 소장된 자료들은 교리서 성서 신심서적 전례, 예식서 등과 함께 고(故) 김선영 요셉 신부님과 유해 일부, 제병굽는 틀과 제단기 십자고상, 성모칠고 묵주 등이다.
이중 1846년 베르뇌 장주교에 의해 간행된 이래 한국교회 유일무이한 교리서 역할을 담당해 왔던 「성교요리문답」, 그림교리서 「요리강령」, 정약종이 저술한 「주교요지」등이 눈길을 끄는 전시품.
고 김선영 신부님은 약현성당출신 두 번째 사제로서 북만주 선목촌 한국교포 사목중 흑룡강성 북안의 강제수용소에서 74년 선종했다.
여타 국내 순교자기념관이 안고 있는 문제들처럼 서소문순교자 기념관 역시 전담 전문인력 없이 자료 유물의 전시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
본당 사무실에서 기념관 관리 업무도 겸하고 있는 관계로 기념관 자료 목록화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외국어로 된 홍보물 발간의 필요성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중림동본당은 본당 일대 성역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올 12월경 그에 대한 윤곽이 그려질 예정이다.
본당측은 이 계획안에 순교자기념관이 전용 전시공간으로 쓰일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본당에서는 성역화자문위원회의 정기적 모임을 통해 현안들을 논의하고 성역화에 대한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
※문의=02-392-5018 중림동성당 사무실
[순교자성월 특집 - 국내 순교기념관 순례] 서소문순교자기념관
성인 유해ㆍ위패 보관소 설치
성교요리문답ㆍ요리강령 등 유일무이한 교리서 전시
중림동일대 성역화 작업 추진 2월께 구체적 윤곽 드러나
자료 목록ㆍ외국어 홍보물 등 전담 전문 인력 없이 유물 전시 차원에 머물러
발행일1998-09-20 [제2120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