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문순태(프란치스코·68)씨가 자신의 열 번째 창작집「생오지 뜸부기」(책만드는집/232쪽/1만원)를 냈다. 지난해 ‘한국가톨릭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에 빛나는 소설집 「울타리」 이후 4년 만이다.
문씨는 지난 2006년 광주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하고 무등산이 보이는 고향 언저리, 전남 담양군 남면 만월리 ‘생오지’(‘오지 중의 오지’라는 뜻)로 돌아갔다.
그가 열세 살 초등학교 5학년 당시 한국전쟁 통에 고향을 떠난 후 56년만의 귀향이었다.
이번 창작집은 문씨가 고향의 넉넉한 품에 안겨 고향을 배경으로 써낸 첫 작품이다. 표제작인 중편소설 ‘생오지 뜸부기’를 비롯해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렸다.
‘생오지 뜸부기’는 개체수가 줄어들어 멸종 위기에 처한 뜸부기를 추적하는 ‘나’를 통해 자꾸만 피폐해져가는 농촌의 현실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산업화를 거치며 사라져버린 농촌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그 원형의 복원을 갈망하는 작가의 바람이 작품 곳곳에 묻어난다.
또 ‘탄피와 호미’는 아내와 사별한 주인공, 탈북하며 아이를 잃은 점순, 아홉 살 때 성폭행을 당한 영미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그 여자의 방’은 어릴 적 소꿉친구의 죽음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 한 남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 바람 소리’는 팔순 여인의 뒤늦은 짝사랑 이야기를, ‘눈향나무’는 폭설 조난객을 구하는 목재 관음보살상을 화자로 삼았다. ‘그 여자의 방’, ‘탄피와 호미’, ‘대 바람 소리’ 등 3편은 예술위원회의 문예지 발표 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문씨는 ‘작가의 말’에서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깊은 골짜기에 은둔하듯 살다 보니 오랫동안 놓쳤던 소중한 것들이 새로운 빛깔로 다가왔다”며 “앞으로 문명의 고속 변화 속에서 사라져간 옛 것의 원형을 복원하고 생명의 본디 모습 되찾기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씨는 생오지 마을에서 ‘생오지 창작 대학’을 개설, 문하생 20명씩을 선발해 3개월 과정으로 소설 강의를 해오고 있다. 올해로 3기를 맞은 이 대학은 지난 해와 올해 지역 신문 신춘문예에 4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등 광주 지역 작가의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문씨는 이와 함께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다룬 소설 ‘타오르는 별들’의 연재를 최근 마무리했다.
전 7권짜리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완결편 격인 「타오르는 별들」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80주년을 맞는 올해 11월경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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