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이태석 신부(살레시오회)가 그곳에서의 삶의 체험을 모아「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생활성서사/248쪽/1만3000원)를 펴냈다.
월간「생활성서」에 ‘아프리카의 햇살’이란 제목으로 2년간 연재했던 원고를 다듬어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이 신부가 수단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 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프리카 케냐와 수단을 찾았던 그는 현지에서 엄청난 충격을 경험한다.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람들, 수족이 없는 나환자들, 전쟁으로 부서진 건물들, 거리를 누비는 헐벗은 사람들, 학교가 없어 빈둥거리는 아이들….
이 신부의 가슴에 어릴 적부터 키워 온 선교사의 꿈이 다시 꿈틀댄 것은 그때부터였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인턴과정을 밟고 군의관을 마친 그는 살레시오회에 입회, 수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로마에서 철학과 신학을 차례로 전공했다. 마침내 2001년 8월.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회 수도원 성당에서 이 신부를 위한 해외선교 파견미사가 봉헌됐다. 그는 이날 “내란과 가난으로 고통 받는 수단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적인 삶으로 증거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그해 겨울 이 신부는 수단에 도착했다. 그리고 짐을 풀기가 무섭게 주변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환자들을 위한 병원을 지었다. 꼬박 1년이 걸렸다. 다음엔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음악을 가르쳤다. 전쟁과 가난으로 생채기진 아이들의 상처를 음악이 치유해줄 거란 믿음에서였다. 8년이 흐른 지금 그들은 서른다섯 명의 어엿한 ‘브라스밴드부’로 성장했다.
매일 매일이 전쟁 같은 시간이었지만, 그에게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감사와 기쁨, 은총으로 가득한 나날이기도 했다.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 신부는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통한다.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의 걸음걸이만 봐도 어떤 종류의 말라리아에 걸렸는지 척척 알아챌 정도가 됐다. 그 동안 수백여 명이 그를 통해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다. 톤즈 마을 사람들은 그의 세례명 요한(John)과 성(Lee)을 더해 발음하기 쉬운 ‘쫄리’라고 부른다.
이 신부는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세월을 되돌아보니 여러 고비와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 세월 곳곳에서 하느님이 항상 함께하셨고 필요한 은총들을 베풀어 주셨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의 역동적인 역사하심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이야기들은 단순히 톤즈의 이야기가 아닌 은총 가득한 여러분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의 02-945-5986~7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