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내가 살아온 나날은 어쩌면 기적인지도 모른다. 힘들어서, 아파서, 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했고 고통의 나날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결국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열심히 살며 잘 이겨냈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내공의 힘으로 더욱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 갈 것이다.’ (본문 중에서)
지난 5월 9일 세상을 떠난 장영희(마리아) 교수(본지 2009년 5월 17일자 참조)의 유작「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235쪽/1만1000원)이 출간됐다.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며 살아온 고인이 마지막 ‘기적’을 염원하며 남긴 수필집이다.
장 교수는 이 책의 최종 교정지를 출판사에 보내고 9일 뒤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병상에서 손수 마지막 교정을 봤을 정도로 이 책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결국 최종 인쇄본은 이미 의식을 잃은 8일에야 가족들의 손에 쥐어졌다.
장 교수가 지난 2000년 이후 월간「샘터」에 연재한 수필들을 모은 이 책에는 암 투병을 비롯해 그가 겪었던 소소한 일상들이 특유의 따뜻한 필치로 담겨있다.
암 진단을 세 번이나 받고,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장 교수의 글은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오히려 독자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는 씩씩하고 긍정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희망을 너무 크게 말했나’라는 제목의 ‘에필로그’에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며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적었다.
장 교수는 이 책 ‘프롤로그’에서 책 제목을 두고 끝까지 고심했다고 밝혔다.
암 환자가 쓴 책 제목에 ‘기적’이란 단어를 넣는 것이 편치 않았던 게다. 그러나 그는 결국 마지막 유작의 이름을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으로 달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생각해보니 나는 지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기적을 원한다. 암에 걸리면 죽을 확률이 더 크고, 확률에 위배되는 것은 ‘기적’이기 때문이다. …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장 교수의 바람 덕분일까.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단숨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기적’을 이뤄가고 있다.
5월 11일 첫 출간 이후 하루 평균 1만5000부가 판매됐으며, 초판 3만부 매진과 3만부 추가 인쇄에 들어가는 등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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