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이 혼탁한 시대에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가족과 사랑이 주는 따뜻함입니다. 이번 시집 제목을 ‘따뜻한 가족’이라 정한 배경도 가정해체 풍조를 예사로이 여기는 작금의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치유하고픈 마음에서였습니다.”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김후란(크리스티나·75) 시인이 자신의 열 번째 시집 「따뜻한 가족」(시학/150쪽/1만원)을 냈다. ‘자연을 사랑하는 문학의 집·서울’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의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생명과 사랑의 시학을 선보인 김 시인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노래하는 가족과 사랑에 대한 찬미가다.
그는 “시를 읽자, 시를 먹자, 가슴에 시를 꽃피우자고 하면서 이곳까지 왔다”며 “이번에는 경제난과 사회 혼란 속에서 가족이 해체돼가는 시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를 썼다”고 토로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의 화두를 ‘가족’으로 잡았다. 그러나 가족을 ‘핏줄’로만 가둬놓지는 않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내 곁으로 다가와 벗이 되고 가족이 된다’면서 보편 인류에 대한 사랑은 물론, 더 나아가 생명을 가진 모든 것으로까지 ‘가족’의 범위를 넓혔다.
‘… 별들의 속삭임이 나를 사로잡을 때 / 어둠을 이겨낸 세상은 다시 열려 / 나는 외롭지 않다 / 언젠가는 만날 날이 있을 것으로 믿었던 / 그대들 모두 은하로 모여들어 / 이 밤은 우리 따뜻한 가족이다’ (‘따뜻한 가족’ 중)
자연과 생명에서는 어머니의 넉넉하고 따뜻한 품을 느낀다.
‘숲에는 어머니가 / 살고 계시다 … 숨죽여 매운 바람 / 이겨내면서 / 철따라 푸르름 눈부시게 살리는 / 놀라운 저녁의 / 넓고 깊은 품’ (‘우리들의 고향’ 중)
시인은 서문에서 “작은 목소리로 힘겨워하는 이들의 삶을 포근하게 보듬어 주고 복돋워 주고 싶다”며 “시를 읽고 마음에 위안이 되고 삶에 용기가 생긴다면, 고마운 일이다”고 적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 교수(경희대 국문과)는 해설에서 “김후란의 시는 궁극적인 면에서 희망의 시학, 평화의 시학을 지향한다”며 “그가 추구해 온 시정신은 일관되게 어둠에서 빛으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려는 희망의 정신이며, 동시에 그 모든 삶과 시, 역사행위는 평화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전개돼 나아가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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