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소설가 박완서(정혜 엘리사벳·78)씨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박완서/한성옥 그림/어린이 작가정신/160쪽/9000원)를 냈다. 지난 2001년 출간된 「부숭이는 힘이 세다」 이후 8년 만에 나온 ‘박완서표’ 장편동화다.
박씨는 수년 전부터 작품 구상에 들어가 진작 원고를 완성했으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한성옥씨의 그림을 더하느라 출간이 다소 늦어졌다.
책을 관통하는 큰 줄기는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이다. 여기에 ‘다문화 가정’에 대한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가 필리핀인 새 엄마와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한 뒤, 외할머니, 이모와 함께 살아가는 초등학교 5학년 복동이가 책의 주인공이다. 비록 부모는 없지만 복동이는 외할머니의 사랑과 단짝 친구들과의 우정 속에 구김살 없는 밝은 아이로 자란다.
우연히 여름 방학에 아버지가 사는 미국에 가게 된 복동이는 처음 만나는 아버지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이미 미국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복동이는 낯선 아버지와도, 필리핀계 새 엄마와 이복동생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가족 안에서 겉돌기만 한다.
그러나 어느 날 다락방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와 짧은 포옹을 통해 가슴 속 응어리를 풀고, 더불어 한국인 입양아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 얻어진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도 느끼게 된다.
복동이는 마침내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삶의 기쁨에 대해 눈을 뜬 뒤 한국으로 돌아온다.
박씨는 ‘작가의 말’을 통해 “아이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고 감사하면서 신나게 사는 것이 이 이야기를 꾸민 내 욕심이다”면서 “이야기를 쓸 때마다 손자가 오는 날을 기다렸다가 손자의 입에도 맞고 몸에도 좋은 음식을 궁리하고 장만할 때 같은 행복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