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제가 존경해오던 추기경님을 직접 뵙게 돼서 너무나 큰 영광입니다』
동양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는 김수환 추기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뜸 이렇게 첫 인사를 건네며 큰 절을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추기경에게 『종교를 떠나 우리 나라에서 가장 신망 받는 큰 어른인 추기경님을 꼭 한번 찾아 뵙고 싶었다』며 진심 어린 존경의 뜻을 표했다.
김추기경과 김용옥씨의 만남은 4월 4일 오후 4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서울 혜화동 추기경 집무실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만남은 오래 전부터 추기경의 삶과 사상에 감명을 받았던 도올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성사됐다.
김씨를 만난 자리에서 추기경은 동양철학과 그리스도교 사상에 관해 기탄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김추기경은 이날 만남에서 김씨가 진행중인 「도올과 논어 이야기」에 출연키로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김용옥씨는 『추기경님께서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주시어 국민들의 삶에 지표가 될 수 있는 말씀을 해주시길 진심으로 열망한다』며 간곡히 요청했고, 이를 김추기경이 수락했다. 이에 따라 녹화는 4월 24일 오후 4시 KBS 여의도 본관에서 촬영되고, 본 방송은 4월 27일 KBS1 TV 오후 10시부터 1시간동안 있을 예정이다.
김추기경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종교간 대화와 화합에 앞장서온 그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5월 23일 전통적인 유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성균관대학교 심산회로부터 제13회 심산상을 수상한 추기경은 그 다음날 심산 김창숙 선생의 묘역을 방문, 전통적인 유교 예법에 따라 큰 절을 하고 참배하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추기경은 김씨에게 동양학적으로 천(天)과 인(仁)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도올은 천(天)과 관련, 『공자는 천 즉 하늘의 의미를 물질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격성을 포함한 경애의 대상으로 생각했다』고 지적하고 『여기에 공자는 과학적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로 하늘을 보았기 때문에 공경의 대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추기경은 『자애롭고 경애로운 공경의 대상인 동양의 하늘에 대한 개념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하느님과 상통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김추기경은 4월 3일 이태복(다니엘) 신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의 예방을 받고, 노사문제와 의료보험 문제 등 최근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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