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은 한국 주교회의가 정한 생명의 날.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는 생명의 날은 생명공학 연구의 발전 등으로 인해 「인간복제」「인간 배아에 대한 조작과 실험」이 공공연하게 화두로 삼아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그 의미와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고 하겠다. 본지는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서울대교구 대구대교구 수원교구 가정사목담당 사제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청해 들어보았다.
질문내용은 1. 현재 한국교회가 사회안의 생명문화 창출을 위해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한국 상황에서 생명문화 형성의 흐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3. 가정사목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해 주시겠습니까 등 세 가지였다.
■ 성완해 신부(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총무) - 가정사목 분야의 연대 절실
1)'생명교육 강화'라고 밝히고 싶다. 즉 이것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태아는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고귀한 인권을 가진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신자들은 낙태, 인간복제문제 등 생명문제와 연관된 사안들에 대해 어떤 것이 교회적 시각에서 옳고 그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고 있다. 대사회적으로는 낙태반대 캠페인, 사형폐지 운동 등을 통해 교회의 생명수호 노력을 보여주고 생명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가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생명의날에 초교구적으로 생명수호 캠페인 등을 벌이는 것이다.
2)남아선호 사상과 같은 한국 특유의 문화적 배경과 세계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 개인주의 쾌락주의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 등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3)가정사목 분야 조직 단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에 대한 사목자 관계자들의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대희년이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고 새로운 천년기 새로운 삶을 다짐하는 시발점이라고 할 때 사목자들은 붕괴되어져 가는 가정의 모습이 교회에서 말하는 고유의 목적대로 신자들에게 주지되어질 수 있도록 알리고 교육시켜야 할 것 같다.
■ 노연호 신부(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목국 차장) - 부부대상 생명교육 배가해야
1)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생명교육이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가정이 결국은 곧 사회라고 할 때 생명을 이어가는 부부들에게 자신들이 하느님 창조사업의 협조자라는 것을 강조시켜 준다면 낙태문제나 성윤리문제의 심각성도 걸러질 수 있을 것이다. 혼전 교육프로그램의 계발과 기존 부모들을 위한 생명교육 활성화가 있어야 한다.
2)모든 가치기준들이 경제적인 면에 초점 두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자연스레 생명문화는 쓰러지게 되고 인명은 경시되고 있다. 경제집중주의는 무제한적으로 늘어나는 술집 등 향락산업의 번창으로 이어지고 정신문화 생명존엄의 부재를 초래시켰다.
3)가정 생명분야내 행가운 ME 가정성화사도직 선택 등 모든 단체들이 함께 하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신자들의 생명의식 실태를 조사 연구, 이를 토대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 계발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송영오 신부(수원교구 가정복음화부장) - 인간성 회복 운동 선행돼야
1) 창조의 반대개념이 파괴행위이다. 생명이란 하느님의 창조질서 안에 인간의 품위를 드놓이는 것으로 가정이 바로 생명의 성역이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하고 있는 인간의 욕심은 결국 또다른 금단의 열매를 따려는 어리석음으로 인간성 파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인간이 파괴되고 생명이 파괴되는 이 시대에 제일 먼저 인간성 회복운동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참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이 회복되어야 생명의 고귀함이 고양될 수 있을 것이다. 소극적인 자연피임법 보급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한 자녀 더 갖기 운동 내지는 세 명 이상의 자녀를 갖는 가톨릭 가정의 모습을 그려야 한다.
2) 경제 제일주의에 입각한 이기주의가 생명을 거부하게 만들었고 만연된 대중적 편의주의가 성을 상품화시키면서 인간성을 파괴시켰다.
한번 쓰면 버리는 일회용시대가 결국 인간관계를 일회적으로 몰아가는 가치관을 전복시켰고 M. Buber의 말대로 「(물건으로) 너를 무시하고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삶을 섬겨왔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생명에 대한 인식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교회내 지도자(성직자 수도자)부터 교육되어야 하며 신학교 교과과정에 생명윤리 학점이 강화돼야 한다.
3) 첫째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교육이라. 그 다음은 가정의 출발인 혼인교육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가정사목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상담하는 전문 연구소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노인층을 대상으로한 노인교육 상담도 관심을 증가시켜야 한다.
이외에도 기도하는 가정 대화하는 가정 한 자녀 더 갖기 운동 등의 프로그램을 제시해 볼 수 있다.
■ 정홍규 신부(대구대교구 사회사목 담당) - 구조적 제도적 심층 이해 필요
1) 한국교회가 대희년을 앞두고 신자들에게만 이 일 즉, 생명문화의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교회 자신이 희년의 정신에 맞게 지난 날을 성찰하는 과정이 없어 보인다. 교회 자신이 주체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교회의 턱밑에까지 쳐들어온 죽음의 문화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단하는 것이 우선 순위이다.
2) 「내탓이오」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늘 문제해결을 개개인의 양심이나 생활태도의 회개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 제도적 도덕적 윤리적 범위 안에서 죽음의 문화를 다루는 것은 한계가 있다. 죄지으면 개인적으로 성사를 보라는 식이다. 문제들에 대한 구조적 제도적 법적 심층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낙태문제가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나 대한가족협회의 구조적 진단없이 이 문제는 제자리 걸음이다.
3) 조직적인 연대나 참여가 필요하다. 본당단위 교구단위 전국단위의 연대가 요청된다. 이 연대의 맞갖은 조직이나 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교황청 생명학회처럼 가정사목 연구소라든가 주교회의나 교구 조직내 보건과 위생위원회 등의 설립은 어떤가? 지금의 현실은 서로 분리외어 있다. 예를 들면 가톨릭의사회 약사회 재가복지 가정사목 간호사회 사회복지 혼인강좌 가톨릭대학교 재단학교 가톨릭병원들과 한의가회 유치원 소공동체와 상담센터 등 생명문화를 건설할 수 있는 조직들이 그리스도인 윤리와 교회교도권 지침과의 관계안에서 생명윤리의 중요한 문제들을 연구하고 정보와 훈련을 서로 교류하고 제공받는 것이 필요하다.
[생명의 날 특집] 가정사목담당 신부들에게 듣는다
교회사 생명문화 건설의 주체
발행일1999-05-30 [제2153호,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