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IMF한파로 어렵게 구한 직장을 그만 두는 사례가 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청각장애인 교육시설 서울 애화학교(교장=송제옥 수녀) 체육교사 송영호(베드로·서울 진접본당·38)씨는 특정일을 장애인의 날로 정해 일회성 행사로 끝내기보다, 장애인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재삼 강조한다.
『장애인들도 능력과 자격이 있다면 원하는 곳에 입사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절실합니다. 혹시 직장을 잃은 장애인이 있다면 낙심 말고 건강을 밑천삼아 용기를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교사생활 8년째. 그는 89년 한국 체육대학 재학시절 이곳에 봉사활동을 하며 애화학교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봉사활동을 계기로 90년 3월 정식교사로 임용 된 송선생은 우선 청각장애학생들에게 적합한 운동 종목을 찾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 운동을 통해서 이들에게 삶의 활력과 희망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배드민턴. 처음 4명으로 시작됐던 배드민턴부는 97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세계농아인 체육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습니다. 장애인이란 이유로 늘 좌절감에 빠져 있던 그들에게 용기를 준 거죠. 지도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젠 좋은 결실을 맺어 보람을 느낍니다』
송선생의 일과는 24시간을 쪼개어 써도 부족하다. 하루 5시간 진행되는 배드민턴 선수들 훈련, 수업, 특별활동…. 대부분의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한다. 그는 또한 올 여름방학 때 실시될 국토순례 코스 문제로 1박 2일간 지방출장도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될 국토순례는 학생들에게 강인한 정신력과 인내력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된 것.
『힘들지만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저희 학교는 특히 현장학습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이번에 국토순례가 실시됩니다.』
배드민턴을 통해 학생들에게 삶의 희망을 제시한 송영호선생. 그는 하루빨리 장애인들이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한다. 송선생은 이런 염원을 셔틀콕에 담아 저 높이 하늘위로 띄운다.
『앞으로 학생들에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랜 경험에 비춰볼 때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용기와 자신감이더군요.』
[장애인주일 특집] 서울 애화학교 송영호 교사
세계 농아인 체육대회서 배드민턴부 이끌고 메달
“용기·자신감 심어줬죠”
발행일1998-05-17 [제2102호, 7면]

▲ 송영호 선생(앞줄 왼쪽 첫번째)은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학생들과 소풍가서 기념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