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시교회와 사도들의 활동
7) 교회 공동체의 양상들
(2) 성령의 활동과 세례 성찬과 사제 제도
『부활 승천하신 그리스도는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하느님의 오른 편에 앉아 계신 대사제로서 우리를 위하여 중재하는 분』으로 제시되었다. 그분은 아버지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시편 110)이시며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구속된 인류의 머리로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로마 8,29)로서 아버지께 인류를 위해 탄원과 기도를 바치신다.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hyper), 또는 우리를 대신하여(anti) 기도하는 분이므로 교회는 『그리스도를 통하여』(그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다.
특히 성찬 안에서 그분과 하나되고 그 거행에 모인 이들이 교회를 이루었다. 이는 일치와 친교를 이루시는 성령 안에 모인 이들이 성찬 거행을 통하여 이루어진 교회였다. 그러므로 성령의 활동과 세례와 성찬거행은 교회를 이루었고 자연적으로 성찬을 거행하는 사제제도가 생겨났다.
세례를 받은 이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다. 이들은 온 지역에 두루 퍼져있는 하느님의 백성들이 종말에 함께 모이게 될 것을 미리 기대하면서 일정한 지역에 함께 모여 성찬식을 거행하였다. 이를 증명하는 그 시대의 대표적 문헌은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디다케)이다. 이 문헌은 100년경 시리아 지방의 어느 시골 교회의 그리스도인이 편집한 교회 규범서이다. 세례에 관해서는 7장, 성찬식에 관해서는 9장과 10장에 나와 있다.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받은 이들이 아니면 아무도 감사제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는 성찬 공동체의 성격을 말하는 것이다. 그 공동체에는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구별이 없었다. 즉 성찬식 안에서 선천적 구분(나이, 인종, 성 등)과 사회적 구분(직업,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지위 등) 등은 성찬 안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성령 안에서 사랑과 일치를 이룬 공동체는 하느님을 모두 『우리 아버지』로 고백하였고 그분의 아드님을 주님과 그리스도로 고백한 바로 가톨릭(공번된) 공동체였으며 하나의 공통된 영성을 지향하고 있었다.
8) 신약성서의 영성적 결론
이상으로 우리는 신약성서의 영성적 가르침을 보아왔다. 주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도들의 가르침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 받은 사도들은 성령을 충만히 받아 원시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살아있는 교리교육을 실시하였다.
그것은 다음 세대의 교회로 아무런 무리 없이 이어졌다. 즉 공동기도와 공동 전례 거행을 통하여 중단 없이 확대되어 나갔던 것이다.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그분의 명령을 실천하면서 각 지역과 문화와 시대에 맞도록 그분의 가르침을 해석하고 적용시켰을 뿐이다. 그들은 주 예수님의 충실한 증인들이자 교리교사들이었다. 그 살아있는 교리교육, 즉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정신은 교부(敎父)라고 부르는 교회의 스승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전수되었고 세상 마칠 때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교부들은 사도들과의 직접적인 역사적 연속성으로 인해 사도적 가르침에 대한 해석을 우리에게 제공할 뿐 아니라 거룩한 생활을 통한 모범과 권위로써 신도들을 가르쳤다. 그들은 신약성서에 뿌리를 두고 가르쳤으며 새로운 사상과 문화권에 맞는 생생한 설교와 저술을 통하여 시대에 맞는 옷을 교회에 입혀주었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 하느님의 말씀을 꾸준히 연구하고 묵상하며 실천하고 가르친 교부들은 그리스도인들의 훌륭한 스승들임에 틀림없다.
6. 초기 교부 시대의 영성
교부(敎父, Pater Ecclesiae)란 교회의 아버지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신앙이나 교회 생활 면에 중대한 영향을 준 이들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교부들은 네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가르침이 사도들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정통성을 지녀야 하고, 사도들과 시기적으로 가까운 고대성(古代性)이 있어야 하며, 생활이 모범적이어서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마지막으로 교회가 전통적으로 교부라고 인정해온 이들이다.
따라서 위대한 신학자와 문필가로 교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하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교회 공동체가 인정하지 않았으면 교부가 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위대한 신학자 떼르뚤리아노는 지나치게 엄격하여 몬따니즘 이단에 빠졌기 때문에 교부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교부들은 초대 교회로부터 시작하여 늦어도 8세기 중엽까지 사도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교회의 정통성을 고수하고 신앙의 모범을 보인 교회의 지도자들로서 거룩한 생활과 설교와 학문으로 그리스도인들을 지도한 분들이다. 그들은 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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