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로 씻겨 내려간 텅빈 들녘에 선 기분입니다. 새로이 씨를 뿌린다는 심정으로 일하려고 합니다』 지난 8월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우리밀살리기 운동본부(우리밀) 제2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수금(베네딕도·59·전주교구 신태인본당·사진) 이사장은 우리밀의 신뢰회복을 최우선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신임 이수금 이사장의 선출은 자의반 타의반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올초 맡게 된 한국가톨릭농민회 15대 회장 자격으로 우리밀의 생산자위원회 위원장 겸 당연직 이사를 맡으면서 우리밀 살리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터에 주위에서 그를 적임자로 추대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밀을 사랑했던 분들이 우리밀에서 눈길을 거둘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잘못을 사과드립니다. 우리밀이 거듭나는 모습을 사랑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과거 「우리밀살리기운동」이 보여준 잘못을 자신의 일인 양 고해하듯 털어놓은 이 이사장은 애정어린 비판을 당부했다. 지난 95~99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으로 활동하며 농민에 대한 사랑과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바 있는 이 이사장은 우리밀살리기가 「생명운동」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이 딛고선 토양은 척박할 대로 척박 해져 있어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국적으로 우리밀을 키우고 있는 농가라고 해봐야 2307가구, 이들이 지난 한해 소출해낸 밀은 겨우 1031톤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그나마 보리보다 10%나 싼 값에 팔리고 있어 밀농가가 고사 직전에 있는 셈이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그는 정부와 국민의 의식전환을 호소했다. 『우리밀살리기운동이 전문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신뢰받는 우리밀을 만들기 위해 당장 재무제표 공개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이 이사장, 가난한 농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세상을 꿈꾸며 새롭게 팔을 걷어붙인 그에게서 의연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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