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 고유의 어감과 의미를 살린 우리말 성서를 내놓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한 것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니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1989년 시작돼 10년이 넘게 걸린 구약성서 새 번역이 1992년 1권 「시편」 발행을 시작으로 최근 제18권 마카베오 상하가 나오면서 전 46권이 완간됐다.
그동안 시편과 욥기, 잠언 등은 초판을 수정해 개정판을 발행하기도 했다. 개신교와 연합해 지난 1977년 발행했던 공동번역 성서 이후 가톨릭만의 성서가 없었고 한국교회 창립 20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신약성서가 있었으나 그 역시 신구약을 모두 펴낸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중 1988년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를 중심으로 새 번역이 논의되었고 본격적인 작업이 이듬해부터 시작돼 구약성서 전권의 완간을 보게 된 것이다.
『우선 1차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문에 대한 충실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작업이 남아있고 그와 함께 신약성서의 번역도 시작해야지요』
임승필 신부는 사제로 서품된 후 지금까지 1년을 제외하고는 성서공부와 번역에 파묻혀 지낸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광주 가톨릭대 4학년을 마치고 유학을 떠나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박사가 되어 돌아온 것이 1988년. 교구에서 1년을 보좌신부로 지내다가 이듬해 3월부터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총무 겸 새 번역 전임자로 지금까지 10년이 넘도록 성서 번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임신부는 볼링과 테니스를 유일한 취미요 건강 관리 수단으로 끊임없이 이어 지는 원문과 우리말 독회에 참석하면서 10여년을 하루같이 성서 번역에 매달려왔다.성서 번역은 단순히 성서의 언어를 우리말로 바꾼다는 것 이상의 의미와 어려움을 갖고 있다. 소설 등 일 반적인 문학 작품들과는 달리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는 단어 하나하나 구절 하나하나마다 최대한 정확성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 번역은 우리말을 부드럽게 구사해야 한다는 것과 원문의 정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됐다. 공동번역은 우리말을 유려하게 구사한 반면 학적인 정확성이 다소 미진하고 200주년 성서는 정확성에 비교적 더 많은 비중을 둔 경향이 있다.
새 번역 성서는 이 같은 노력 외에도 신자들이 성서를 제대로 읽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각주에서는 주로 번역상의 문제들을 다루었고 성서 시대의 역사, 지리, 문화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도 최대한 충실한 설명을 달고 있다. 또 책마다 입문과 함께 난외 참고 구절도 달아 도움을 주고 있다.
『대개 성서의 번역은 25년 정도를 주기로 개정을 필요로 합니다. 성서 원전은 고정돼 있지만 그에 대한 지식과 관심, 초점은 항상 변화되고 언어 자체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임신부는 그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성서 본문을 최대한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온갖 성서 자료에 묻혀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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