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부산교구장직을 정년으로 물러나는 이갑수 주교. 이임을 앞두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는 이갑수 주교를 7월 30일 부산교구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먼저 퇴임하시는 소감은
부산교구의 발전은 최재선 주교님께서 초석을 놓으셨고 이제는 새주교님이 일하실 때다. 지난 2월29일부터 사임을 청하는 편지를 교황청에 3번이나 보낸 끝에 정명조 주교님의 본명축일날 물러나게 됐는데 소원을 푼 기분이다.
-재임중 아쉬웠던 점과 보람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교구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을 때는 사제들에 대한 좋지않은 소식이 들려올 때였다. 이때는 정말 스트레스도 많았고 상심도 컸다. 반면 가장 기뻤던 적은 부산가톨릭대학교서 첫 사제를 배출했을때였다. 그동안은 사제가 항상 부족한 실정이었는데 내년부터는 여유가 생겨 후임 정주교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덜하다. 또한 IMF시절 이전에 본당을 좀더 늘렸으면 했는데 이를 이루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교구장 시절을 평가하신다면
평가 기준을 어디에다 두느냐가 문제지만 잘한 것이 있다면 신부들과 신자들 때문이다. 나는 그저 지켜 봤을뿐이며 나의 성격탓으로 과단성 있게 일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교님께서는 항상 좥영성이 넘치는 교회좦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이점에 특별한 생각을 갖고 계신지
교회는 성령으로 움직이는 교회며 교회의 영성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다. 한국교회가 지난 20여년간 참 많이 발전했지만 근간에 성소자, 예비신자가 줄고, 냉담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볼때 그 성장에 거품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쇄신차원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되찾자는 것이고 그것은 영성을 되찾자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천주교 신자는 일반인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는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교회는 세상을 성화시켜야 하는데 영성이 약해지면 세속의 힘이 강해진다. 지금 세상이 교회를 속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있다. 영성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사제들의 쇄신이다. 목자가 열심하지 않으면 양떼는 흩어지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신학교 교육이 중요하고 이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 신부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 사회풍조와 관련해 교회 어른으로서 하실 말씀은
식별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선, 정의, 불의 등을 판단할 척도가 없고 오 직 있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이 진리가 되는 것이 문제다. 이는 그리스도 사상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상인 사랑은 봉사와 헌신이다. 한국사회가 정말 질서잡힌 사회가 되려면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교구민과 후임 정주교님께 특별히 부탁하실 말씀은
정주교님께는 특별히 사제에게 조금 엄했으면 한다. 사제가 특별한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규율과 기강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며 교구민들에게는 부탁하기보다 감사하다. 지난 시절동안 도와준 모든 부분에 감사하고 앞으로 새주교님을 모시고도 항상 열심히 살아주길 바란다.
-앞으로 계획은
그동안 여러 곳에서 해온 강연이나 강의 등을 정리해서 구도자들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어 볼 계획이며 지금까지 해온 본당에서의 예비신자 오리엔테이션을 계속하고 싶다. 그리고 특별한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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