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동안 몸담아 오던 공직에서 물러나니 무거운 짐을 내린 듯 마음이 후련합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학문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이원순(에우세비오· 서울반포본당) 서울대 명예교수는 7월31일자로 지난 94년 9월부터 봉직해 온 국사편찬위원장직을 자진 사임했다. 50년을 계기로 삶의 한 페이지를 정리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로써 이교수는 1949년 소신학교(성신대학교 부속중학교) 역사교사로 교편을 잡은 이후 서울대 초대 민선 학장으로 교수직을 마치고 그후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지내기까지의 모든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셈이다.
공직사임과 동시에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을 맡은 이교수는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앞서 근대국가로 성장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 「조선서학사」를 연구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회사를 연구하게 됐다』고 밝힌다. 이교수가 영세한 것은 교회사 연구를 시작한 후의 일이다. 소신학교 재직시절 느꼈던 학교의 종교적 분위기 역시 신앙을 선택한 계기가 됐다.
서울대 사범대학장, 민족문화추진회, 역사교육연구회 회장을 지내고 치암학술상,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하는 등 학문적 성과 외에 세속적인 지위 면에 있어서도 남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보낸 이원순 교수. 이 모든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삶과 학문을 되돌아보는 위치에 선 그는 「역사는 길고 세계는 넓다」는 평소의 지론을 화두처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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