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경재 신부의 흉상이 성 라자로 마을 언덕에 세워졌다. 또한 올해 칠순과 회갑을 맞는 나환우 27명의 합동잔치도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성 라자로 마을(원장=김화태 신부)은 4월 11일 한평생 나환우를 위해 헌신하다 선종한 이경재신부의 1주기(5월 11일)를 맞아 흉상 제막식을 갖고 고인의 큰 뜻을 기렸다. 이날 이경재신부의 땀과 숨결이 배어있는 마을 언덕에 흉상이 세워짐으로써 고인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나환우들과 후원회원, 유가족들은 흉상으로나마 평생을 함께 지낼 수 있게 된 기쁨과 애도의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흉상 제막식에는 유가족, 수원교구 김남수 주교와 총대리 김영옥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 라자로 마을과 인연을 가졌던 수도회 장상과 수도자, 강영훈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 라자로돕기회 봉두완 회장과 회원들, 사제마을 후원회 박완서 회장과 회원들, 라자로 마을 가족과 서울 수원 등지서 온 신자 등등 1000여명이 참가해 새삼 고인의 그늘이 컸음을 느끼게 했다.
김화태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이경재 신부님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흉상으로 모시게 돼 기쁘다"고 말하고 "이신부님이 항상 지켜보시는 가운데 라자로 마을 식구들이 오순도순 화목하게 잘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막식 후에는 봉두완.박완서 회장과 원생대표 신복균씨가 대표로 헌화했으며 분향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흉상 제막식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는 이경재 신부를 추모하는 미사가 성당에서 거행됐다. 김남수 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경재 신부님은 라자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꿔놓고 천국에 먼저 가셔서 더 완전한 모습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며 "이신부님의 뜻을 따라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아름다운 영혼을 우리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자"고 말했다.
한편 추모미사와 흉상 제막식이 끝난 12시경에는 회갑과 칠순을 맞는 나환우를 위한 합동잔치가 성대하게 베풀어졌다. 목련과 개나리, 벚꽃이 만개한 화사한 봄날 주인공들은 정인희(마리아 막달레나)씨가 선물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칠순.회갑상을 받았으며 각계로부터 전달된 선물에 감사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크 절단식에 이어 김화태.강홍묵 신부와 라자로 마을 수녀들은 큰절을 올리고 헌주했다. 후원회원과 많은 축하객들도 술을 올리면서 한평생 힘들게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여생이 건강한 삶이 되길 축원했다. 이날 칠순.회갑연은 연예인 곽규호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가수 김수희씨, 인간문화재 이은주 명창, 놀이패 등이 나서 흥을 돋웠다.
오후 5시까지 계속된 이날 행사에는 사진작가 백남식씨가 금강산에서 찍은 작품 등이 전시 판매됐으며, 의류매장도 개설됐다. 참가자들을 위해 싼 가격의 음식 코너도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한편 고(故) 이경재 신부와 성 라자로 마을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 '사랑의 빛'이 5월 20~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라자로돕기회와 서울 오페라 앙상블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오페라는 이경재 신부의 인간적인 고뇌와 성 라자로 마을의 형성과정, 사회적 냉대를 조명한다. 연출자 장수동(43) 오페라 앙상블 예술감독은 "척박한 시대에 등불이 돼 준 많은 선각자 중 한사람의 삶의 단면을 새롭게 드러내 보임으로써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귀감을 현대 오페라적 언어로 전해 주고자 한다"고 연출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오페라 '사랑의 빛'은 대사와 대사 사이의 담겨져 있는 상징성, 자재로운 공간처리를 현대 감각에 맞게 시각화 함으로써 신성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이 한 무대에 자연스럽게 용해되게 꾸며져 있다. '99 서울 오페라 페스티발에 신작 오페라로 초대된 순수 창작오페라 '사랑의 빛'은 한국 공연예술 발전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오페라의 작곡은 아시아 작곡가연맹 이사이며 한국 작곡가 협회 부회장인 백병동(60) 서울대 음대 교수가 맡았고, 지휘는 서울대 음대 지휘과 김덕기(45) 교수가 담당하며 공연 수익금 전액은 나환우들을 돕는데 쓰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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