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최홍록(스테파노.46.서울 목5동본당)씨의 작품세계는 '순수성' '이상성' '전체성'으로 대표된다. 이런 세가지 구도밑엔 언제나 하느님의 가르침과 인간애, 피안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녹녹히 흐르고 있다. 이런 그가 이번엔 도산 안창호 기념관(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에 건립 유공자들을 위한 공적비 '파랑새 1999-Ⅰ'를 만들었다. 건립취지문과 공로자 799명의 이름이 청동 명판 위에 양각(陽刻)되어 있는 이 공적비는 전체적으로 도산 사상에 기초한 협동, 단결의 이미지와 일체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 겨레에게 21세기의 비전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선사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이를 위해 꼬박 3개월 노력했다. 그래서 작품 제목도 전설속에 존재하는 파랑새에서 따왔다. 작품의 상단부는 새로운 세기의 아침에 험난한 파도가 출렁대는 동해바다 한가운데를 힘차게 박차오르는 파랑새의 이미지를, 하단부는 전면 중앙에 서있는 사람(참인간)을 중심으로 힘차게 격랑(열려진 세계)을 헤쳐 나가는 배의 이미지를 각각 표현했다.
"작품과 작품 주변의 구심력을 강조해 개인 국가 민족 세계 및 우주 전체의 안정 속 개혁 발전의 염원을 담았습니다. 이번 작품이 도산 사상 체계의 골격을 이해하는데 조그마한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공적비에는 도산의 '인본주의'사상도 잘 드러나 있다. 도산공원이 가족 휴식처로 자리잡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시선높이에 중심 이미지와 품격있는 글씨를 배치했고 사진찍기에 적당하게, 친밀감 있는 규격으로 제작됐다. 또 공적비 좌우 측면 하단에 '수양가의 자리'도 마련해 누구나 쉬어가거나,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도산의 '애기애타'정신은 하느님의 가르침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만들며 도산의 '수양가의 자세'가 곧 '구도자의 자세'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서로 사랑하라'는 정신이 도산에게도 면면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이 이번 작품을 만들며 얻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경북 신동 신나무골 성지내 김보록 신부상, 문경 마원성지 깔레 강 신부와 순교자 박상근 마티아 상 등 다수의 교회 성상 조형물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 작가는 '깃발'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올 가을 쯤 열 계획이다. "경제한파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깃발'이 가진 '승리' '용솟음 치는 힘'을 통해 희망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홍익대 조소과, 미국 뉴욕 주립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그는 그간 뉴욕과 서울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최홍록.헤롤드 해리스 2인전'과 홍익조각회원전 등 국내외 단체전에 70여회나 참가하며 의욕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현재 홍익대 강사인 그는 조각그룹 '광장'과 한국조각가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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