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 한 자 돌 위에 성서 말씀을 새기면 절로 기도하는 마음이 됩니다. 한사람이라도 제 작품을 보면서 신앙의 빛을 밝힐 수 있으면 그것이 기쁨이지요" 무려 230만자에 달하는 신구약 성서를 옥돌에 새기는 대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인천 구월동에서 '청전인방'을 운영하는 서용철(임마누엘.44)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97년 12월부터 1년 3개월째 성서 전각에 몰두하고 있는 서씨의 작업은 세계에서도 처음으로 있는 일. 우선 내년말까지 40만자의 신약 완성을 목표로 현재 약 4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절차탁마(切磋琢磨)의 고역이기는 합니다. 손목이 저리고 눈이 충혈되기 일쑤지요. 하지만 절로 참회와 감사의 기도가 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커다란 돌을 옮겨와 알맞은 크기로 톱질해 잘라내는 일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다음에는 거칠게 잘라진 돌의 각 면을 굵은 사포, 가는 사포로 정밀하게 다듬어내야 한다. 돌가루 속에서 한치 오차 없이 돌을 다듬는 일을 마친 다음에야 비로소 끌을 들고 전각을 시작한다. 서씨는 지난해 불교의 성전인 팔만대장경을 간추린 금강경 5440자를 2년에 걸쳐 1207개의 돌에 새겨 그 해 5월 1일부터 닷새 동안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강경을 전각한 작가는 단 세 명뿐이라고 한다.
군 제대 후 인장에 매달리면서 국전 입선 등 여러 기회에서 수상한 경력도 있는 서씨가 성서 전각에 뛰어든 것은 97년 7월 가톨릭에 입문하면서부터이다. 작업의 방대함에 차마 엄두를 못내던 그는 자신을 가톨릭으로 이끌어준 대부 김명섭(비오?4)씨로부터 힘을 얻어 작업에 돌입했다. "언제까지 이 작업을 끝낼 수 있을지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죽기 전까지는 반드시 해낼 생각입니다"
작업의 가장 큰 부담은 옥돌을 조달하는 일이다. 전남 해남산 돌을 사용하는 서씨는 신약을 새기는데만 모두 2.5t의 돌이 필요할 정도로 소요량이 많다. 현재 사재를 털어 돌을 조달하고 있지만 앞으로 구약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있는 그는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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