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몸매에 여유있는 웃음을 머금는 서울 안동교회 (장로회, 안국동 소재) 고현영(41)목사. 부드러우며 나지막한 목소리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외가쪽으론 5대째, 친가쪽으론 4대째 뿌리깊은 개신교 신앙을 가진 그는 지금 '교회일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양 교회의 교리적 일치는 무척 어렵고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보다 생활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각종 사회문제나 통일문제 등을 함께 고민해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죠"
고목사는 단적인 예로 '소외된 이들을 돕는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훨씬 건설적이며 구체적인 교회일치운동의 모습이라 생각한단다. 그는 현재 서울 신사동에 있는 '목회교육연구소' 연구원이기도 하다. 여기서 통일과 교회일치를 위한 연구에 열정을 쏟고 있다.
고목사는 가톨릭신자들의 신앙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전반적으로 교회신앙에 대한 열성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생활속에서 보여주는 가톨릭신자들의 신앙 실천 모습은 정말 부럽습니다". 그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가톨릭신자들의 모습에서 감명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며 대부분의 가톨릭신자들은 생활속에 신앙이 배여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고목사는 대학원에 진학해 '선교학'을 더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신앙실천'의 본모습이라 할 수 있는 선교부문은 가톨릭교회가 훨씬 체계화 돼 있다며 교리상 일치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연구해 보고 싶다고 덧붙인다.
'민족통일'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고목사는 '북한 복음화'의 준비를 가톨릭교회와 함께 해보고 싶다고 한다. 통일 후 북한주민이 '이류 (二流)주민'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그는 이의 해소를 위해 '북한주민 차등화 방지책'도 연구해 보고 싶단다.
지난해 3월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주최의 성지순례에 중고등부 학생들을 이끌고 참가한 그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가톨릭교회 모습을 성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순교'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죠. 교사들이나 학생들도 신앙성숙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합니다" 고목사는 양교회가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미진한 부분은 보충해 주는 관계가 형성되면 '교회 일치'는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반대학교 졸업 후 장로회 신학대학에 입학, 89년 목사안수를 받은 그는 새민족교회 당회장, 한빛교회 부목사 등을 역임한 후 현재 안동교회에서 초, 중, 고등부와 청년들의 교리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일치주간」에 만난 사람들] 목회교육연구소서 '교회일치' 연구중인 고현영 목사
교회 일치를 향해 뛴다
가톨릭신자들 신앙실천모습 '큰감동'
중·고등부 학생 인솔 가톨릭성지순례도 참가
“삶속에서 「일치」이루길”
발행일1999-01-17 [제2135호, 1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