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본당 주임 박창일신부 (예수성심전교수도회)와 서울 미아리 속칭 텍사스촌에 위치한 월곡교회 정진우 담임목사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협의회' (약칭 종협) 실행위원들 안에서도 서로를 가장 '익숙한' 사람으로 꼽는다.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으로 구성된 종협은 종교인들이 함께 모여 통일문제를 논의키 위한 것을 주요 취지로 93년 창립.
이를 계기로 만나 가톨릭 개신교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며 6년여를 지내는 동안 박신부와 정목사는 어떤 사안에 있어서는 동료사제 목사들보다 더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눌 만큼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다.
"종협 활동을 통해 가톨릭사제 개신교목사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더욱 서로에 대해 알고 이해를 넓히는 장을 가지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의 이같은 교류는 사목활동면에서도 매우 큰 도움을 준다고 전한다.
"사제들의 인간적 측면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간 '권위적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가톨릭 성직자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기존의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던 목사님들의 활동이 다양하고 진보적 사고를 가진 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목사는 가톨릭사제들과의 만남에서 정기적으로 '피정'을 갖는 모습이 부러웠고 실제적으로 자신의 목회활동에 적용시킬 수 있었던 점으로 꼽는다. 이를 통해 성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A구도자로서의 모습' '영적 쇄신 노력의 필요성'등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박신부 역시 개신교 목사들이 겪어야 하는 가정생활의 모습 등을 피부로 접해보는 기회를 가지고 인간적 측면에서 이해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밝힌다.
70년대 '공동성서' 번역 등 가톨릭 개신교 상호 나눔과 활동이 활발했던 것에 비해 최근들어 일치와 연대를 위한 노력들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80년대 이후 양측 교단이 급성장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적어진 때문인 것 같다'고 박신부와 정목사는 그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한다.
"다가올 2000년대는 문화적인 면에서 종교의 기능이 더 강조될 수 있고 분쟁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종협활동을 포함 종교 종파간 일치와 연대는 삼천년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덧붙여 박신부와 정목사는 일치주간을 맞아 "서로가 문화를 열고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리스도의 뜻을 이땅에 공동으로 펼치고 하느님의 '의'를 드러내는 일을 찾아나서는 작업에 대한 공감대가 넓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