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동하면 몸도 자연히 따르기 마련이지요. 아직 우리의 사랑이 부족해 세상이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12월 10일 오전 10시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이돈명(토마스 모어·76·도곡동본당) 변호사의 마음은 어느새 차가운 삭풍 속에 겨울을 나야 할 북한 동포에게로 뻗치고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인권변호사 1세대로 72년 유신 선포와 더불어 사반세기를 넘게 민중의 편에 서서 걸어온 이변호사의 삶은 우리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김지하 시인의 반공법 위반 사건을 시작으로 청계피복노조사건,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등 그의 손을 거쳐 갔던 사건의 면면이 고난받는 민중과 함께 한 고뇌어린 삶을 짐작케 한다.
40년 가까운 변호사 생활을 통해 마련한 재산이라곤 집 한채, 승용차도 없이 지하철과 버스로 변호사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이변호사의 삶의 모습은 그의 철학을 읽게 해준다.
『제가 받은 상은 제 개인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의 기본적 인권 신장을 위해 활동해 온 모든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를 자신의 삶에 있어 일대변혁이라고 말하는 이 변호사는 처음엔 상을 사양할까 했다고 털어 놓는다.
인권에 대한 생각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상을 받기로 했다고. 지난 86년 한국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회장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고문을 맡기도 할 만큼 교회 안팎에서 인권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이 변호사는 최근 북한 동포돕기에 열중이다.
『한 형제가 아무리 마음에 안들더라도 굶어 죽을 지경에 놓였는데 그냥 놔두는건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는 요즘 북한 돕기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찾아다닌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창립멤버로 현재 고문을 맡고 있는 이변호사는 죽는 날까지 가난한 민중의 편에 서겠다는 신념을 강단있게 말한다.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더 가난한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삶을 기원해왔다는 이돈명 변호사, 그리 삶에서는 십자가를 진 예수의 향기가 풍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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