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보면 마음이 그렇게 평온해질 수가 없다. 티없이 웃는 모습이나, 앙증스레 굴리고 있는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천상의 세계에 든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그 어떤 속악(俗惡)에도 물들지 않은 어린이야 말로 이상(理想)의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눈에 뜨이는 어린이들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겉은 영낙없는 어린이인데도, 드러나는 속내가 「못된 어른」인 경우가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어린이들의 작고 귀여운 입에서는 그에 걸맞게 작고 귀여운 말이 나와야 한다. 어린이다운 맑은 노래가 나와야 하고, 어린이답게 귀여운 몸짓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들 눈에 비치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어쩐지 그리 긍정적이지가 못하다. 성인(그것도 교양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들의 말투가 곧장 튀어나오는가 하면, 선정적인 성인들의 노래가 애창곡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인들이나 할 수 있음직한 난잡한 몸짓이, 속된 말로 튀기 위한 메뉴가 되어 있다.
그래서는 어린이일 수가 없지 않겠는가? 어린이가 어린이답지 못하다면, 나중에 어른이 된다 하더라도 결코 어른답지 못하게 될 것임은 너무나 분명하지 않은가? 이게 누구의 탓인가? 분명한 것은 절대로 어린이들의 탓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정에서는 「생각이 모자라는」 부모가, 사회에서는 또한 「생각이 모자라는」 어른들이 삐뚤어진 가치관으로 어린이들을 대하고, 심지어는 그들을 이용하려고만 한 데서 나온 업보인 것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거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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