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기간을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정하셨다.
첫째 해인 1997년은 성령의 힘으로 사람이 되셨으며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사유에 바쳐졌다. 교황께서는 『확연히 그리스도론적인 희년의 성격이 강조되어야 한다』(제삼천년기 40항)고 말씀하시면서 『예수 그리스도, 어제나 오늘이나 또 영원히 변하지 않으시는 유일한 구세주』(히브 13, 8 참조)를 대주제로 설정하셨다.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해야 할 과제는 구세주이며 복음 선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교황께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으로 충만한 거룩한 전례를 통하여, 또는 경건한 독서나 이에 적합한 강의를 통하여, 그 외에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계시헌장 25항)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성서를 대할 것을 권하셨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더 열렬히 기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웃 사람들,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의 맥락 안에서, 모든 신자들에게 성덕에 대한 참된 갈망을, 회개와 인격적 쇄신에 대한 깊은 열망을 고취』(제삼천년기 42항)시키고자 하셨다.
둘째 해인 1998년은 특별히 성령께 봉헌되고,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 안에 계시는 그분의 성화 현존에 바쳐졌다. 교회는 단지 성령 안에서만 다가오는 제삼천년기를 올바르게 준비할 수 있다. 따라서 희년 준비의 일차적 과업은 성령의 현존과 활동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다. 『성령께서는 성사들 특히 견진성사에서 그리고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불어넣어 주시는 다양한 은사와 역할과 직무를 통하여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며, 오늘날에도 새로운 복음화의 주역이시다』(제삼천년기 45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나라가 완전히 실현되도록 준비하시는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의 결정적 도래에 대한 희망을 새롭게 함으로써 제3천년기를 시작하는 대희년을 준비하도록 부름 받았다』(제삼천년기 46항 참조).
준비의 마지막 해인 1999년은 신앙인들이 그리스도의 전망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간이다. 특별히 『방탕한 아들』(루가 15, 11-32 참조)에 대한 아버지의 조건없는 사랑을 날마다 새롭게 발견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와 관련해서 중요한 것은 고해성사를 새롭게 발견하고 합당한 준비로 이를 강도 있게 거행하는 일이다.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는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용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황께서는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불가결한 조건인 회개의 촉구는 흔히 윤리적으로 올바른 인생관의 토대가 상실된 것처럼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중요하다』(제삼천년기 50항)고 강조하신다. 『나자렛에서 시작되어 예루살렘의 십자가 발치에 이르기까지 그지없이 강렬하게 사셨던 그분(=성모 마리아의 모성)은 이 해에 하느님의 모든 자녀들에게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도록 애정어린 간곡한 권유를 하신다』(제삼천년기 54항)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할 때,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키워갈 수 있으며 「아버지의 집을 향한 큰 순례 여정」을 기쁜 마음으로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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