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3세(1900)
베드로 대성당 정면·둥근 천장을 전깃불로 밝게 비춰…많은 복자·성인 탄생
▷교황 비오 11세(1925)
1926년 한 해 전체 동안 희년 은사 / 콜로세오 중앙에 십자가 다시 세워 / 1933년 주님 죽음 1900주 특별 희년 지내
▷교황 비오 12세(1960)
1949년 청동으로 ‘거룩한 문’ 만들어 축성 / 11월 1일 ‘성모 마리아 승천’ 교의 선포 / 전세계에서 순례객 400만명 몰려
1900년의 희년을 기념한 교황은 아흔 살에 가까운 레오 13세였다. 그는 열다섯 살 가량 되었을 때 1825년의 희년에 참석했었다. 이탈리아의 정치, 사회적인 분위기가 25년 전처럼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우 평온한 것도 아니었다. 교회를 반대하는 비밀 결사단원들이 축제 기념 행사를 방해했고, 「성직자들의 위험」을 선언하면서 순례객들에게 4대성당 대신에 판테온과 깜삐돌리오, 그리고 쟈니꼴로와 뽀르따 삐아 등 4개의 세속 신전들을 방문하도록 유도했다. 당시 로마 인구는 40만명이었고, 순례객들은 6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 희년 때 볼 수 있었던 예외적인 사건은 베드로 대성당의 정면과 둥근 천장을 「전깃불」로 밝게 비췄다는 것이다. 많은 순례객들은 이 새로운 조명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또한 교황은 새로운 세기를 구속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봉헌했고, 전세계의 가톨릭 교회에서는 교황의 뜻에 따라 새로운 세기의 「성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9년 12월 31일 자정에 대미사를 봉헌했다. 이 때에는 여러 인물들이 복자품과 성인품에 올랐다.
비오 11세가 기념한 1925년의 희년에는 정치, 사회적인 상황이 지난 세기에 비해 훨씬 더 평온했다. 「자발적인 수감자」로서 비오 11세 교황은 바티칸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성 베드로 대성당의 희년 전례에 참여했다. 그는 「거룩한 문」을 두 번 연 유일한 교황이었다. 첫 번째는 정규 희년인 1925년 오후에 거룩한 문을 연 것이었고, 두 번째는 그리스도의 죽음 1900주년을 기념한 특별 희년인 1933년 아침에 거룩한 문을 연 것이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희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협조했고, 전세계에서 몰려온 순례객들은 100만명에 달했다. 당시의 로마 인구는 약 46만명이었다.
이전의 희년들에서는 6개월 동안 은사가 내려졌으나, 이 희년에는 1926년 한 해 전체 동안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희년 은사를 베풀었다. 그리스도교 순교자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콜로세오 중앙에 세워졌던 십자가가 1871년에 제거되었으나, 다시 새롭게 안치되었다(오늘날에는 콜로세오 내부의 한 쪽 편에 서 있다). 교황은 12월 23일을 「십자가의 왕」 축일로 정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 개혁과 더불어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성탄 전 다섯 번째 주일로 옮기게 된다. 또한 이 희년 기간 중에 예수 아기의 성녀 데레사의 시성식이 있었고, 이는 전체 가톨릭 교회를 열광적인 분위기로 몰아넣는 계기가 되었다.
1950년의 희년은 교황 비오 12세가 1949년 5월 26일 교서(Jubilaeum maximum)를 선포하여, 같은 해 12월 24일 '거룩한 문'을 열고 다음 해 12월 24일에 마감했다. 1749년 희년을 시작하면서 베드로 대성당의 「거룩한 문」을 나무로 만들어 축성했었는데, 그로부터 200년 후인 1949년에는 청동으로 만든 새 문을 달아 축성했다.
당시는 세계 대전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도덕 의식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기 위하여 옳지 않은 쾌락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매우 강했다. 그래서 교황은 「성년」의 목적을 「진리와 정의와 사랑에 기반을 둔 새로운 질서」를 회복하는 데 두었고, 신자들로 하여금 희년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작성했다 :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년의 큰 은혜를 주시는 당신께 온 마음으로 감사드리나이다. 모든 것을 보시고 인간의 마음을 살피시고 꿰뚫어 보시는 아버지, 우리로 하여금 이 은총과 구원의 시기에 당신 아드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해 주십시오. 성년이 모든 이에게 정화와 성화의 해가 되고 내적인 삶과 쇄신의 해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로 돌아가는 해, 용서의 해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 희년에는 전세계에서 몰려온 순례객이 400만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11월 1일에는 베드로 대성당의 광장에서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교의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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