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연(53)씨. 한평생 그저 평범한 농부로 살아온 그가 최근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BMW 농장」 때문이다. 작년 7월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그의 BMW 농장은 조금씩 조금씩 그 효과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확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환경을 살리고 인간을 살린다는 그의 「BMW 농장」을 찾았다.
경주 톨게이트를 지나 불국사 방면으로 5km 정도 가다 화랑교육원 쪽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김문연씨가 운영하는 BMW농장이 나온다. 볼품은 없지만 환경친화적인 농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곳이 바로 농부 김씨의 땀과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돼지가 새끼를 낳아 그 똥 오줌속을 뒹굴어도 전혀 탈이 없어요. 항생제나 다른 치료를 할 필요도 없지요. 보통 30% 정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죽는데 생물활성수를 먹이고부터는 생존율이 100%에 이르고 예방접종이나 다른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예전엔 상상도 못할 일이요. 참 기적같은 일입니다』.
스스로 체득한 경험이어서인지 김씨의 말에 자신감이 차 있다. BMW가 무엇인지, 또 생물활성수는 무언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BMW 농장이란 BMW방식 축산폐수 재활용환경처리시설을 말한다. 여기서 BMW란 박테리아(Bacteria), 미네랄(Mineral), 물(Water)의 첫글자를 딴 것. 말하자면 박테리아(미생물)를 이용해 「미네랄(광물질) 워터」를 만드는 것이다.
축산농가에서 폐수처리는 가장 골칫거리. 국내서도 상수원 보호구역내에선 축산을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BMW농법은 바로 이 축산폐수를 재활용해 만든 생물활성수를 축산 및 과수, 벼농사 등에 사용하는 환경친화적 농법을 말한다.
우분과 돈분을 2:1 비율로 넣고 쌀겨를 50% 가량 섞은 다음 40일 정도 발효시킨다. 이때 55도에서 60도 정도로 발효온도를 유지시켜줘야 한다. 이렇게 발효시킨 퇴비에다가 경석(화산회토)과 화강암, 부엽토를 섞어 만든 용액이 생물활성수다. 이를 축산에서는 가축의 식수로, 작물재배에는 비료 대신 사용한다.
김씨의 농장에서는 하루 500리터의 생물활성수가 생산된다. 이는 30농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보통 활성수 원액과 물을 1:200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생물활성수를 이용한 BMW 농법이 각광을 받는 것은 땅과 환경을 되살리는 환경친화적 순환농법인데다 그에 따른 경비절감 및 소득향상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
생물활성수를 먹고 자란 젖소는 유방염이 없어지고 체세포 및 유지방 등급이 올라가 고급 원유로 인정받는다. 젖소 70두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하루 1톤의 원유를 생산한다고 할 때 한달에 250만원 정도의 추가 소득이 기대된다. 여기다 질병예방을 위한 약품비 등을 감안하면 매월 300만원 정도의 소득을 더 올릴 수 있다.
『과수작물에는 15일에 한번씩 뿌려주는데 작물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습니다. 잎이 두꺼워지고 빛깔도 진하게 변해요. 채소류도 신선도가 두 배 이상 유지되기 때문에 한번 이용해 본 사람은 확실히 구분할 수가 있지요』. 3,500여 평에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씨는 신선도와 당도가 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져 소득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BMW 농법은 일본에선 이미 정착단계. 김씨가 BMW농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지난해 1월 대구대교구 사목국 가정 생명 환경 담당 정홍규 신부가 마련한 일본 관계자 초청 강연에 참가하면서부터다.
일본 현지 관계자를 3차례 불러 기술이전을 받았고 요네자와 현지 농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시설투자에 2,500백만 원을 들였다. 일반농가에선 다소 부담이 되지만 향후 소득이나 환경보전 측면에서, 또 하루 생산량으로 30농가가 사용할 수 있으니 결코 비싼 투자만은 아니다. 그 예로 김씨가 이전에 출하한 쌀 한가마가 15만원선. 생물활성수를 이용한 유기농 쌀 한가마에 22만원을 받았다.
『생물활성수의 이용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일본에선 벌써 인간생활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국내 한 대기업이 기술이전을 추진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하더군요』.
상업화를 지양하고 환경농업 의지를 가진 농민에게만 보급하겠다는 것이 일본측의 의도라고 김씨는 설명한다. 『홍성의 풀무농업기술고등학교에서 이 농법을 도입해 올 7월에 생물활성수가 나왔고 제주에서도 추진중입니다』.
김씨는 『BMW 농법이 마치 흥부에게 물어다준 박씨처럼 국내 농업에도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BMW 농법이 널리 확산되기를 희망했다.
[르포] 환경농업의 현장 경주 「BMW농장」을 가다
기적의 물 「생물활성수」로 환경살림에 소득 향상까지…
축산폐수를 가축 식수ㆍ비료로 재활용
BMW농법은 일본선 이미 정착단계
질병 걱정없고 당도ㆍ신선도 “월등”
발행일1998-09-06 [제2118호, 13면]

▲ 김씨가 생물황성수 정화 처리시설에 발효 최비를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