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베드로의 후계자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은 이래 20년간 세계 가톨릭의 아버지로, 주님의 「종중의 종」으로 봉사해 오고 있다. 가톨릭 교회가 교황주일을 매년 거행하는 이유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편교회의 목자인 베드로에게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주도록(루가 22,32)명하셨기 때문이다.
교황주일은 가톨릭 교회의, 가톨릭 가족의 공동의 아버지의 축제이다. 교황주일을 맞아 교황 피선 20성상을 맞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적 삶과 업적을 정리했다.
일상과 업적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로마가 아직 잠들어 있는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자정이 가까워서야 자리에 든다. 6시15분 교황은 제대가 마련되어 있는 경당에서 기도와 묵상을 바친다. 교황은 여러 가지 결정 사항들을 여기에서 눈을 감고 무릎을 꿇은 채 내리곤 한다. 7시에 미사를 봉헌하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오전 알현시간 전까지 교황은 한시간 남짓 집필을 한다. 날렵하고 날아가는 듯한 필체로 교황은 빠른 속도로 각종 서한과 문서를 작성한다. 지금까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문헌들은 1백50여편을 넘어선다.
8개국어에 능통한 교황은 철학, 역사, 사회학 등의 분야에 관한 책들을 주로 원어로 읽는다. TV는 거의 보지 않고 신문도 고향인 크라코프의 가톨릭주간신문외에는 거의 보지 못하고 그 대신에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으로부터 주요한 일간지 보도들을 보고 받는다.
교황은 주치의로부터 제시된 엄격한 스케줄에 따라 점심식사후 30분 가량 낮잠을 잔다. 그후 성무일도를 바치거나 묵주의 기도를 하면서 산책 겸 운동을 한다. 교황은 원래 등산, 수영, 스키, 축구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행동하는 교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끊임없이 세계를 다니는 교황은 지난해까지 77번 해외 순방을 해 무려 1백만Km 이상, 즉 지구를 모두 26바퀴 이상을 돈 기록을 남겼고 전세계 191개국 중 117개국을 방문했고, 금년 들어서도 쿠바와 나이지리아, 오스트리아 등지를 사목방문했다.
제264대 교황으로 1978년 10월16일 선출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 출신 카롤 보이티야 추기경이다. 이탈리아계가 아닌 교황의 선출은 1523년 네덜란드 출신 교황 하드리아노 6세 이후 455년만의 사건이었으며 당시 공산국가인 폴란드에서 교황이 탄생한 것은 현대사에서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탄생은 냉전 체제하에서 교회가 세계에 던진 화해와 평화의 전조였으며, 교황 자신도 동서 냉전의 빙하를 녹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1979년과 83년, 87년 97년 폴란드를 방문했고, 1990년에는 체코슬로바키아,1998년 1월에는 쿠바를 사목순방했다.
또 1989년 12월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와의 「세기적 만남」을 이룸으로써 냉전시대의 종식을 앞당겼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행동하는 교황」이다. 세계 구석구석을 방문하면서 세상 안에서 세상을 향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 「가정의 소중함」을 강론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더 적극적으로 교황문서를 통해 그리고 카이로 인구와 개발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에 교황 특사를 파견, 인간생명의 가치를 거스르는 어떤 일에도 강력한 반대의 뜻을 표명해 왔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 20년 동안 일관된 사목적 표양을 통해 교회와 세상안에서 「평화의 사도」 「인간 생명의 수호자」 「행동하는 교황」으로 불리고 있다.
사상과 가르침
재위 20년간 150여편의 각종 문헌을 발표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 문서 전체에 나타나는 신학적 사상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과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목 문서 중심부에는 교황 자신의 고집스런「신학적 인간학」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인간을 가톨릭 사상의 중심에 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만 참다운 인간 존엄성의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항상 강조해 왔다.
이러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신학적 인간학」은 「사회교리」와 「인간생명」에 관한 교황 자신의 문헌에서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문헌들을 보면 인간학에서 출발, 그리스도론을 거쳐 교회론에서 종합되는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다.
교황은 각 인격 안에서 인간 생명의 가치를, 문화와 시민생활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찾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또한 자신이 2천년 대희년을 준비하고 희망의 제3천년기를 여는 사도적 소명을 받았음을 항상 자각해온 교황이다. 그는 첫 회칙인「인간의 구원자」(1979.3.4) 에서부터 2천년 대희년과 제3천년기에 대한 열망을 표시했다.
그래서 교황은 항상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그리스도인의 신원을 재천명하기 위해 「내적쇄신」과「복음선교」를 강조했다. 「새로운 복음화」로 설명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제3천년기를 향한 교도권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쇄신과 선교를 위한 새로운 방법, 새로운 열의를 요구하고 있다.
[교황주일 특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일상과 사상ㆍ가르침…
77번 해외순방…“행동하는 교황” 카롤 보이티야
8개국어 능통한 만능 스포츠맨
5시 반 일어나 자정까지 강행군
「인간중심」확고…새복음화 강조
발행일1998-06-28 [제2108호, 4면]

▲ 지난 78년 제264대 교황에 피선된 후 20년간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 세계 가톨릭 교회를 대표해 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77차례의 해외순방과 동구 공산권의 몰락과 동서 냉전체제의 붕괴를 이끌어낸 그를 세계는 「행동하는 교황」「평화의 사도」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