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물었다.
‘주님 몇 번을 용서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예수님이 답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마태 18, 21~35)
성경은 우리에게 끝까지 용서하라고 가르치지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용서’다. 오죽하면 ‘용서는 가장 큰 사랑의 표본’이라 했을까.
여기 여섯 사람이 있다. 연령대도, 살아온 환경도, 직업도 제각각이다. 이들이 자신의 용서와 화해 체험을 각혈하듯 토해냈다.
「용서는 사람 사이에 물길을 튼다」(박인숙/바오로딸/232쪽/8500원)를 통해서다. 자유기고가 박인숙(마리아 도미니카)씨가 대담을 통해 재구성했다.
표제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로 시작하는 마종기(라우렌시오) 시인의 시 ‘우화의 강’ 첫 구절에서 따왔다.
주부 임언빈(효주 아녜스)씨는 남편 이름으로 된 땅을 팔아 시동생에게 준 시아버지를 오랜 세월 끝에 용서하고, 임종 직전 대세를 드리며 화해를 이룬 사연을 털어놓는다.
배우 손숙(헬레나)씨는 두 차례나 딴살림을 차린 아버지를 4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체험을 전한다.
김웅열 신부(청주교구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주임)는 군종신부 시절 당시 사무장 시몬씨가 성전 신축 기금을 챙겨 달아나자, 그를 용서하지 못해 3년 동안 화병을 앓다 결국 용서하기까지의 처절한 고통과 아픔의 시간들을 절절하게 고백한다.
이밖에도 김경철(프란치스코)씨는 알코올?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아버지를 용서하게 된 사연을, 노숙자였던 박대성씨는 어렸을 적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용서한 체험을, 민병숙(엘리사벳)씨는 알코올 중독자 남편과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용서한 체험을 각각 전한다.
각기 이유와 배경은 다르지만 용서에 대한 ‘신앙고백’을, 그것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은 참 드문 일이다. 이 책이 한편으론 가슴을 아리게 하고, 때론 눈물을 핑 돌게 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는 이유다.
류해욱 신부(예수회)는 추천글에서 “이 책을 통해 각박하고 암울해 보이는 이 시대에도 진정 용서가 가능하며, 용서만이 아름답고 충만하고 가치있는 삶을 이룬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책의 수익금은 성 바오로딸 수도회 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를 통해 재소자들의 교리교육을 위한 교육비로 쓰일 예정이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