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와 함께 보낸 25년”
재소자들의 푸른 수의만 봐도 가슴이 설레고 행복하다는 사람이 있다. 교도소에 가야지만 살아있음을 느끼고, 재소자들이 모두 내 자식 같고 손자 같단다. 자신은 16평 아파트에서 생활보호 대상자로 살면서도, 재소자들이 보낸 수백여 통의 편지와 영치금 영수증이 전 재산보다 더 소중하단다.
25년 동안 일주일에 두 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교도소를 찾았던 그를 재소자들은 ‘교도소 할매’라 불렀다. 권선(카타리나·82·마산교구 신안동본당) 할머니다.
권 할머니가 자서전「사랑의 등불, 교도소 할매」(권선/형평/220쪽/비매품)를 냈다. 지난 1997년 발간된「교도소 할매」에 이어 두 번째이자 마지막 자서전이다.
더 이상의 집필 계획이 없어서 마지막 책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4월 강도의 습격으로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 앞을 볼 수도, 글을 쓸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그가 마지막으로 흐릿한 시력에 기대 몇 번씩 고쳐 쓰고 다듬어 펴 낸 ‘눈물의 기록’이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졌다. 1부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교도소와 인연을 맺으며 살아온 이야기, 2부는 그가 습작한 단상들, 3부는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 및 투고, 4부는 재소자들과 지인들이 그에게 보낸 편지를 담았다.
권 할머니는 그 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에는 법무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마산교구 설정 40주년 기념대회에서 교황청으로부터 ‘성 그레고리오 대 교황 기사훈장’을 받기도 했다.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추천사에서 “이 책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의 보고서와 같다”며 “하느님의 사랑과 할머니의 삶이 녹아 스며있는 이 책을 ‘카타리나 복음서’로 이름 붙여도 좋을 듯하다”고 전했다.
※문의 055-755-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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