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성경 속 인물을 만나다
디아스포라 유다인 필론(Philon Judaeus)만큼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성경 속 인물도 드물다. 세간에 알려진 것은 그가 예수 그리스도 및 사도 바오로와 동시대를 살았으며, 그리스어를 사용한 유다 철학자였다는 정도다.
그러나 ‘필론’이란 이름은 신약성경과 교부들 작품 연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같은 이유로 연구자들 사이에선 ‘필론에 대한 공부 없이는 신약성경 서간과 히브리서 연구를 끝마칠 수 없다’는 속설까지 생겨났다.
이쯤 되면 그를 주인공으로 세운 도서들이 봇물을 이룰 법한데, 가톨릭을 비롯한 어느 그리스도교 종파를 막론하고 필론에 대한 연구서는 출간된 바 없다. 그리스계 유다인인 필론의 저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리스어를 알아야 하고, 또 그의 저술이 워낙 방대하고 난해하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필론과 그의 저술에 대한 안내서인 「필론 입문」(케네스 솅크/한남성서연구소 송혜경 옮김/바오로딸/340쪽/1만8500원)이 지난해 끝자락에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토착화한 한국 신학을 지향한다는 취지로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신부)와 ‘바오로딸’이 공동으로 기획한 ‘유다·그리스도교 고전 입문 총서’ 시리즈의 두 번째 권이다. 우리말 번역은 로마 성서대학에서 고대근동학 박사학위를 받은 송혜경(비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맡았다.
아무렇게나 펼쳐도 필론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이 책은 그의 사상에 근거하면서 작품에 충실하고, 또 인물 자체의 매력도 살려냈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특히 신약성경이나 교부들의 작품을 당대 사상과 문화, 종교적 배경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책은 크게 일곱 부분으로 나뉜다. 1장에선 필론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2장에선 그의 생애와 작품을 간추린다. 3장에선 필론이 어떻게 유다교에 대한 충성과 헬레니즘에 대한 애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했는가에 주목하고, 4장에선 필론의 철학적 관심을 추적한다
. 5장은 신약성경과 초기 그리스도교 연구자를 대상으로 서술하고, 6장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필론의 논집을 요약했다. 마지막 장은 주제 색인을 실었다. 용어 해설 및 참고 문헌 등은 부록으로 덧붙였다.
한님성서연구소와 바오로딸은「필론 입문」에 이어「유다이즘」, 「미쉬나」, 「탈무드」 등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구입 문의 02-944-09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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