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약진 - 고전 양극화 현상 뚜렷
올 한해 교회 출판계는 경제침체와 맞물려 전반적인 출판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다양한 단행본과 시리즈물을 선보이며 신자들의 신앙적 성숙을 도모했다. 출판 관계자들도 예년에 비해 비교적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 출판사는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펴내고 눈에 띄는 약진을 이룬 반면,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필자의 저서보다는 번역서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던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8년을 마감하며 올 한해 교회 출판계의 주요 동향을 짚어본다.
올해는 특히 성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 기념 ‘바오로 해’를 맞아 ‘바오로’ 사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도서가 봇물을 이뤘다. 가톨릭출판사를 비롯해 바오로딸, 분도출판사, 성바오로, 성서와 함께, 생활성서사 등 6개 주요 교계 출판사들은 바오로 사도의 삶과 신앙, 사상, 업적 등을 다룬 인물전부터 ‘9일 기도서’와 ‘쓰기 성경’까지 다양한 서적들을 선보였다.
교회 출판계의 영원한 화두, ‘성경’과 관련한 도서들도 매달 쏟아져 나왔다. 성경 해설서 및 길라잡이는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 어르신들을 위한 성경, 성경공부 교재, 풀어쓴 성경, 그림 성경 등 독자층에 따른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미사’와 ‘전례’를 소개한 해설서의 출간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손희송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의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생활성서사), 조학균 신부(예수회)의 「그리스도와의 만남, 미사」(성바오로), 안문기 신부(대전교구 신합덕본당 주임)의 「알기 쉽게 풀이한 새 미사 해설」(바오로딸) 등이 차례로 출간되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다.
날로 높아만 가는 교육열과 맞물려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 출간도 꾸준히 이어졌다. 바오로딸과 가톨릭출판사를 중심으로 교계 출판사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성경, 그림 동화, 만화, 소설, 기도서 등 수준 높은 책들을 선보이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교회 안팎에서 ‘전천후 강사’요, ‘스타 신부’로 자리매김 한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는 올 한해에만 「맥으로 읽는 성경」,「행복코드」,「쉐어링 북」,「통하는 기도」등 다양한 성경 해설서를 펴내며 출판가를 휩쓸었다.
특히 2006년 11월 출간 이후 지금까지 80만부 가까이 팔린 차 신부의 스테디셀러 「무지개 원리」는 지난해 ‘태국판’과 ‘대만판’에 이어 올해 ‘영어판’을 출간하고, 동시에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로 활용되는 등 또 한 번의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교회의 큰 어른,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도 올해의 끝자락에 각각 신간 도서를 선보였다. 서울대교구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정신적 궤적을 묶은 글들을 가려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가톨릭출판사) 개정판을 펴냈으며,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자신의 영명 축일(12월 6일·성 니콜라오 주교 축일)을 앞두고 지난해 「희망을 안고 산 신앙인 아브라함」 이후 꼭 1년 만에 「믿음으로 위기를 극복한 성왕 다윗」(가톨릭출판사)을 출간했다.
종교 서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지켜왔던 복자 ‘마더 테레사 수녀’와 관련한 도서와 ‘안셀름 그륀 신부’의 영성 서적들도 꾸준히 번역 출간되며 그 맥을 이었다.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한 새로운 교회 잡지들의 창간 소식도 잇달아 들려왔다.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가 올해 1월 창간한 사목자들을 위한 전문 월간지 「사목정보」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지도자들이 실제 사목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교회 안팎의 찬사를 받았다. 지난 2007년 4월호를 끝으로 폐간된 「사목」지의 대안 매체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4월 계간지「분도(芬道)」를 창간했으며,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은 6월 반년간(半年刊) 학술지 「기쁨과 희망」창간호를 냈다.
그러나 ‘요셉의원을 돕는 잡지’를 기치로 내건 월간 「착한이웃」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3월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임시 휴간에 들어갔다.
까리따스 수녀회가 발행하는 신앙 월간지 ‘생활성서’가 2008년 9월호로 창간 25주년을 맞는 경사도 있었다. 또 성 바오로딸 수도회는 9월 30일 의정부교구에 전국에서 열네 번째 바오로딸 서원을 개원했다.
올해는 가톨릭 문인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이해인 수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녀회)를 비롯해 안영(실비아), 유안진(클라라), 신달자(엘리사벳), 최인호(베드로), 오정희(실비아), 이태수(아길로), 도종환(진길 아우구스티노), 공선옥(마리아 막달레나)씨 등 우리시대 최고의 작가들이 새 책을 선보이며 가톨릭 문인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조창환(토마스 데 아퀴노) 시인은 올해로 창립 38주년을 맞은 한국가톨릭문인회 3년 임기의 제11대 신임 회장에 선임됐다.
가톨릭신문사가 주관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은 올해로 제정 11돌을 맞으며 가톨릭교회는 물론 한국 문단에서도 그 권위와 명성을 더했다. 제11회 수상작에는 소설가 문순태(프란치스코)씨의 소설 ‘울타리’와 아동문학가 정두리(세라피나)씨의 동시집 ‘찰코의 붉은 지붕’이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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