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승의 달인 '바오로' 되다
“뒤늦게야 영세를 받게 됐지만 늘 마음속에는 하느님이 함께 계심을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깊이 실감하게 됐고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10월 5일 오후 7시30분 경상북도 김천시 황금본당의 저녁미사에서는 단 한명을 위한 조촐한 세례성사가 봉헌됐다.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금 태어난 영세식의 주인공은 바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의 첫 번째 금메달을 선사한 ‘한판승의 달인’ 최민호(바오로·28·한국마사회) 선수. 전국체전을 준비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잠시 집에 다녀온 틈을 타 자신의 고향 김천에서 영세를 받았다.
“어릴 적부터 세례를 받고 싶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교리를 다 받고도 정작 영세식이 있는 날이면 큰 시합이 열린다던지 특별한 일이 생겨서 참석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본당 신부님께 특별히 부탁을 드려서 겨우 세례를 받았어요.”
최선수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 본당에서도 세 번째로 세례식을 준비한 끝에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김천 황금본당에서 세례를 받기위해 교리를 했었고 최근에는 올림픽 출전 직전까지 태릉선수촌 옆 공릉동 본당에서 교리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제가 하느님께 매달리고 기도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랜 기다림 끝에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금 태어난 최민호 선수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본당 공동체가 함께 봉헌한 이번 세례성사가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고백한다.
“영세를 받을 때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기분이 묘하고 좋았습니다. 마음이 깨끗이 다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제는 정말 믿음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살아가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저는 운동을 하며 힘들 때, 특히 체중 감량 등 어려운 순간들에 하느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물론 행복한 순간들에도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이제는 하느님의 자녀가 됐으니 그에 걸맞은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어머니 최정분(안나마리아·58·김천황금본당)씨가 지어준 최민호 선수의 세례명은 바오로. 세례식에는 이웃의 많은 신자들이 찾아와 함께 기뻐하며 축하했고 미사 후에는 기념촬영과 싸인을 받는 시간도 마련됐다.
세례식 강론에서 주임 이성진 신부는 최민호 선수에게 “이제는 공인으로서 또 신자로서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면서 “본명인 바오로 사도가 전 세계를 다니며 선교하셨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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