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안에 하느님 계시네”
한국외방선교회 최강 신부가 최근 새 에세이 ‘밴댕이 신부의 새벽 고백’(가톨릭출판사/200쪽/8500원)을 냈다. 갑론을박으로 혼탁한 세상을 유머로 다독이며 깊은 깨달음을 주는 예화묵상집이다.
‘최강’이란 이름 두 글자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그는 지난해 첫 번째 저서 ‘나는 넘버쓰리가 두렵다’(가톨릭출판사/208쪽/7500원)란 책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이 책은 별도의 홍보 활동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1만 부 가까이 팔려나가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사실 최신부는 독특한 이력만으로도 우리 교회 안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그는 해외여행을 하고 싶어서 스물네 살 때 무작정 외항선을 탔고, 항해자로서 전 세계를 누비던 어느 날 파푸아뉴기니에서 독일 출신 목사를 만나 신앙 체험을 하게 된다.
그때부터 배 안에서 성경을 읽고 깨달음을 얻은 그는 스물아홉 살이 되는 해에 한국외방선교회에 입회했다. 수원가톨릭대 신학생 시절 내내 1등만 했고, 로마 라테라노대학 유학시절에도 동기들 가운데 가정 먼저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번 책 ‘밴댕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들을 섬세한 감수성으로 읽어내 값진 의미의 세계를 보여준다.
로마 유학 중 파키스탄 출신 이발사에게 ‘너무 짧지 않게 깎아 달라’고 했다가 ‘빡빡머리’가 돼 ‘중국 스님’이란 별명을 얻게 된 사연, 양로원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새벽미사를 드리던 중 방귀를 뀐 할머니와 얽힌 사연, 볼일이 급해 변기 커버를 내리지 않고 맨 양변기 위에 어정쩡한 자세로 앉게 된 사연 등등 갖은 예화와 사연이 다 등장한다.
굳이 꺼내 들추지 않아도 될 사연을 진솔하게 밝혀 재미와 웃음을 선사한다. 한 사제의 소소한 일상과 내면 토로를 엿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 책은 독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의미로 읽히는 매력이 있기도 하다.
그래서 비신자나 예비신자들에게는 영성과 인격에 관한 기본서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그리스도인에게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양서로 부족함이 없다.
최신부는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 책은 눈 감고 앉아 하루 동안 일어난 사소한 사건을 응시하고 있을 때 툭툭 어깨를 치며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즐겁게 체험한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 이름은 최대한 숨겨 놓으려 애를 썼다. 친구들이 찾을 수 있는 만큼, 만날 수 있는 만큼만 찾고 만나면 된다’
※구입 문의 02-360-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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