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서 우리모습 발견하기
우리 시대의 천부적인 이야기꾼, 소설가 최인호(베드로·63)씨가 최근 신간 두 권을 잇달아 펴내며 하반기 작품 활동을 위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처세술개론’(푸르메/272쪽/1만500원)은 올해로 문학인생 45년을 맞은 작가 최인호가 지난 1998년 본지가 주관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 제1회 수상작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비롯해 이때까지 받았던 각종 문학상 수상작들을 한권에 묶은 것.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견습환자’부터 제9회 ‘사상계 신인문학상’ 수상작 ‘2와 1/2’, 제17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타인의 방’과 ‘처세술개론’, 제6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깊고 푸른 밤’, 2003년 제8회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한 ‘몽유도원도’까지 저자의 지나온 문학 인생을 아우르는 일곱 편의 엄선된 작품들이 실렸다.
소외되고 상처받은 대중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치유를 모색하는 것은 최씨의 주특기이자 그가 작가로서 추구해온 사명감. 이번 작품집에 수록된 단편들 역시 동시대에 불안하게 고통 받는 사람들을 향한 그윽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시선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다.
문학평론가 우찬제 서강대학교 교수는 “고통의 심연으로 내려가 삶의 진면목을 발견하고자 한 점, 이 점이야말로 최인호 문학의 근원 정서라고 봐도 큰 잘못은 없을 것”이라며 “최인호는 감각의 실존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이야기 치유사”라고 평했다.
‘머저리클럽’(랜덤하우스코리아/440쪽/1만2000원)은 1973년 ‘우리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처음 나왔던 성장소설을 손질해 재출간한 것이다.
최씨는 ‘별들의 고향’, ‘내 마음의 풍차’, ‘바보들의 행진’ 등을 통해 그 당시 청년문화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한국형 성장소설’의 전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이 책은 근대화와 새마을운동에 박차를 가하던 19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여섯 고등학생들의 학창시절 꿈과 고뇌,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마땅히 데이트할 공간이 없어 빵집으로 모여야 했던 남녀 고교생들, 밤을 잊은 채 이성에게 써내려가던 애틋한 편지, 디제이(DJ)에게 신청곡을 써내 듣던 음악 감상실의 추억 등이 그때 그 시절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최씨는 서문에서 “내 순수의 끄트머리에서 학창시절의 추억을 평생 남기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속에 새기듯 써내려간 작품”이라며 “이 책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땅의 청소년들과, 그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드린다”고 적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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