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오창익/삼인/308쪽/1만1000원)

한국에만 있는 풍경들

‘베트남 처녀는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도시 변두리나 시골 길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런 현수막에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 체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몇 학번이세요?”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첫 만남에서 거의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런 질문에 속이 상해본 적이 있는가.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에 대한 보고서다. 일반인들은 물론 교사 경찰 군인 재소자 등 다양한 이들을 대상으로 인권 강의를 하며 인권 현장을 지켜온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루카) 사무국장이 쓴 이 책에 담긴 65가지 우리 사회의 단면은 워낙 익숙해져 뿌리 깊고 구조적인 부조리와 불합리마저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온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생년월일로 시작하는 13자리 숫자가 든 주민등록증을 아무 느낌 없이 지니고 다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삶의 새로운 지평과 마주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