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교 독특한 성경해석법 한 수 배워볼까
미드라쉬 기원부터
계승과정, 본문 담아
‘미드라쉬(MIDRASCH)’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분명히 교회에서 쓰이는 단어 같다. 얼핏 들어본 것 같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힌트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을 자주 읽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단어다.
‘미드라쉬’는 유다인들이 성경 전체를 다루는 전통적 형식, 또는 라삐들이나 유다인들의 모든 사색을 의미한다. 즉, 통상적으로 유다교의 독특한 성경 해석법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오한 뜻의 ‘미드라쉬’가 오늘날의 한국교회와 우리 신자들에게 과연 필요할까? 답은 ‘그렇다’이다.
‘미드라쉬’는 고대 근동 문헌이나 고대어 성경 번역본, 유다교 라삐들의 저서, 동·서방 초기 교부들 문헌, 요세푸스와 필로 작품, 신·구약 외경 문헌, 쿰란 문서 등과 함께 그리스도교의 원천이자 성경의 뿌리를 이루는 문헌이기 때문이다.
원천 문헌에 대한 연구는 우리 신학 발전과 토착화에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쉽게도 한국교회의 문헌 연구에 대한 현주소는 걸음마 수준인 것이 현실. 체계적으로 성경의 뿌리를 제대로 다룬 책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신부)와 ‘바오로딸’이 공동으로 펴낸 ‘미드라쉬 입문’(귄터 스템베르거/이수민 옮김/바오로딸/400쪽/1만9000원)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유다 백성이 옛날부터 쏟아온 성경 해석에 대한 정성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다.
책은 ‘유다, 그리스도교 고전 입문 총서’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현재 유럽에서 ‘라삐학’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귄터 스템베르거의 저서 ‘미드라쉬-라삐들은 성경을 어떻게 다뤘는가?’를 한님성서연구소의 ‘동방 그리스도교 문헌 및 유다이즘 문헌’ 연구자 이수민(안드레아·70) 박사가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크게 3부로 이뤄진 책은 우선 ‘미드라쉬’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부터 내용을 연다.
유다인들의 성경 해석에 대한 전통을 간략히 소개하고, 미드라쉬의 본질적 특성을 서술하며, 미드라쉬 작품들을 분류해 알아본다.
이어지는 2부에선 미드라쉬 본문을 선택해 짧게 설명한다. 이 본문은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 유형과 중요한 미드라쉬 작품을 포함한다.
마지막 3부는 유다인들의 전통 속에 이어져 온 미드라쉬가 어떻게 유포되고 계승됐는지, 또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찾을 수 있는 미드라쉬의 전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책 뒷부분에는 부록으로 참고문헌과 문헌 인용구절 찾아보기, 주제 및 용어 찾아보기, 성경 인명 찾아보기, 미드라쉬 학자들 찾아보기, 라삐들의 활동 지역과 연대목록 등을 실었다.
지은이는 서언에서 “미드라쉬는 말장난 같을 때도 더러 있지만, 그렇다고 성경 본문을 장난스레 해석한 것도 아니고, 성경에 대한 학문적 주해서도 아니다”며 “미드라쉬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과 대화하는 가운데 본문과 믿음에 찬 만남을 가지는 장소이며, 아울러 믿음 깊은 자기 실존을 성취하는 한 형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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