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재교육용… 성령 이해, 은사 식별에 도움
신자 재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회는 사목적으로 또한 본당 조직의 변화를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 질문은 아직도 사목자들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이는 다양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신자 재교육을 위한 직접적인 그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즉 사목 현장에서 ‘신자 재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용 교재가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동엽 신부가 펴낸 ‘밭에 묻힌 보물’은 신자 재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많은 사목자, 수도자 그리고 신앙의 심화를 위해 노력하는 신자들에게 유용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우선 이 책이 재교육용으로 평가될 수 있는 이유는 그 내용 때문이다. 신자 재교육 교재는 예비자 교리서처럼 모든 교리내용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재교육 교재는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에 대한 좀 더 깊은 차원의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다.
‘밭에 묻힌 보물’은 이러한 재교육용 교재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우선 이 교재는 견진 성사를 준비하는 신자들이 성령을 이해하고, 그 은사를 식별하는데 목적을 두고 저술되었다. 그리고 초보적 신앙생활에서 좀 더 깊은 신앙으로 유도하기 위해 ‘영성’과 ‘교회 공동체’에 대한 교리적, 신앙적 해석을 첨가했다.
이처럼 이 교재는 이를 읽고 공부하는 신자들에게 성령의 은사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영성의 삶을 살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게 유도한다.
교재가 지닌 구성에서도 특징이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많은 교리서들은 교리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교리내용을 이해해가는 구조다. 하지만 ‘밭에 묻힌 보물’은 이러한 방법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는 ‘자율학습’지의 모습을 겸비하고 있다.
바쁜 삶 속에서 매번 같이 모일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교재는 이러한 난점을 구성에서 극복하고자 했다. 이는 각 과를 구성하는 ‘말씀 듣기’, ‘나누는 즐거움’ 그리고 ‘갈무리’라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이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암기나 이해를 넘어 스스로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다.
좋은 내용과 구성을 지녔다 하더라도 완벽한 교리교재는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굳이 이 교재의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장점으로도 들릴 수 있겠지만 사실은 부족한 점이다. 많은 내용을 전달하다 보면 실제로 신자들이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한에서 적절한 양을 공부하는 것이 이 교재를 사용하는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겠다.
정신철 신부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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