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 앞에서 나를 벗는다
“주님, 가난한 이들의 비참에 대한 저의 무관심과 무감각을 흔들어 깨우소서. 굶주리고 목마른 당신을 볼 때, 어떻게 하면 당신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드릴 수 있으며, 당신을 제 집에, 그리고 제 중심에 모실 수 있는지 그 길을 보여주소서.”(마더 데레사의 기도)
기도는 절대자 하느님을 향한 믿음의 정수, 인간을 향한 사랑의 정화를 담고 있다. 그래서 기도는 종교나 신의 이름을 떠난다면 인간의 보편적인 실재를 꿰뚫어 존재 그 자체와도 닿아 있다.
동서고금의 성인과 현자 131명이 절대자께 올리는 기도문들을 모은 ‘세기의 기도’(이현주 옮김.엮음/삼인/455쪽/1만8000원)는 인간 본질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은 “틈나는 대로 제 생각의 머리를 당신께로 돌려, 불만 없이 순종하고, 투덜거림 없이 참고, 방종 없이 즐기고, 낙담 없이 참회하고, 근엄 없이 진지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토마스 데 아퀴노(1225~1274) 성인에서부터 “곡식 한 알이 익기까지 얼마나 많은 해와 달들이 있어야 했는지, 당신 홀로 아십니다. 차분히 일하면서 옥수수 한 알 한 알이 값을 매길 수 없는 당신의 선물임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절대자를 향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아메리카 인디언 수우족의 기도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공 속에서 이어진 절대자와의 대화를 통해 진리에 다가서게 한다.
책에 담긴 현자들의 기도는 그들의 피와 눈물과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나는 것이어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이런 까닭에 ‘세기의 기도’는 종교적 열성이나 심취에 앞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힘이 있다. 나아가 절대자의 숨결 속에 녹아있는 그 ‘절대성’이 궁극에는 ‘지고한 사랑’이라는 깨달음으로 이끈다.
옮긴이는 “사람이 살면서 하느님께 기도드릴 수 있다는 사실, 그 기도를 통해 하늘로부터 성스런 에너지를 공급받고 온갖 아픔과 번뇌, 상처를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양소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더없이 큰 축복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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