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굳은 신앙을 노래
올해로 시력(詩歷) 52주년을 맞는 성찬경(사도요한, 79) 시인이 20년 전 선보였던 자신의 신앙시집 ‘황홀한 초록빛’(프란치스코출판사/308쪽/1만원)을 최근 재출간했다.
보통 다시 빛을 보는 책들은 몇몇 작품들이 새로 추려지거나 빠지기 마련. 그러나 시인은 1988년판 작품을 가감 없이 그대로 펴냈다. 책 제목과 궤를 같이 하는 초록색 책표지는 시인이 직접 만든 판화 그림에서 빌려온 것. 이번 시집에 대한 그의 애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시집은 ‘첫 영성체’, ‘루르드의 자정미사’, ‘갈릴래아의 호수’, ‘피에서 피어오른 영광’, ‘말씀의 시’ 등 전체 5부로 나눠 92편의 시를 수록했다.
시인의 ‘심령이 맑게 개고 그 속에 하늘의 뜻이 비칠 때’ 읊어진 노래들에서 그의 변함없는 굳은 신앙심과 구도의 자세를 보게 되고, 지성의 프리즘을 통과한 그의 영롱한 종교적 감성을 같이 호흡할 때 우리는 찬란한 명상을 하며 황홀을 나눈다.
고(故) 구상(세례자 요한, 1919~2004) 시인은 1982년 당시 성 시인의 부탁으로 적은 서문에서 “성찬경의 시는 가톨릭이라는 구체적 신앙의 실천과 그 체험을 통해 자기 구제를 확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신비한 신생(新生)과 성장으로서 모든 사물의 신령성에 눈떠 있다”고 말했다.
차동엽 신부는 추천의 글에서 “이 책에 실린 주옥같은 시들 속에서 해묵은 된장 맛도 보았고, 희한하게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향도 느꼈다”며 “추천의 글을 쓰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영광이다”고 적었다.
1930년 충남 예산 출생인 성찬경 시인은 56년 서울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스물일곱 살의 나이에 조지훈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학예술’ 1, 6, 8월호에 시를 게재하면서 정식 등단했다.
그는 50성상 넘게 시에 매달려오며 7권의 시집과 3권의 시선집을 펴냈으며, 지난 1979년부터는 시 낭독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시 낭독회를 무대로 옮긴 ‘말예술’ 공연도 다섯 차례나 열었다.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교수,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1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됐다.
※구입 문의 02-632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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