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를 따르는 것은 즐거움 있기 때문”
17세기 중국 선교에 헌신한 예수회 선교사 프란체스코 삼비아시(1582~1649) 신부의 대표 저서인 ‘영언여작’ 번역서가 발간됐다.
작은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측량하듯 감히 영혼에 대해 논한다라는 겸양의 의미를 가진 책 ‘영언여작’(프란치스코 삼비아시/김철범, 신창석 옮김/일조각/275쪽/1만 8000원)은 삼비아시 신부가 17세기 중국에서 한문으로 저술한 최초의 서양철학서이며, 영혼론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화와 함께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번역서로 출간됐다. 이 책은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약했던 삼비아시 신부가 당시 인성론을 중요시 여기던 동양 유학자들에게 스콜라 철학의 핵심 주제인 ‘영혼’, 즉 아니마(anima)의 실체, 능력, 존엄성에 관해 이야기 한 것들을 실었다.
이 책에 담긴 영혼론은 중세 스콜라철학 영혼론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으며 당시 서구의 문화 우월주의, 절대주의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톨릭 정신의 ‘평등’이 인문학 분야 교류에 영향을 미쳤다.
“대개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위험을 무릅쓰고도 구하려고 하는 것은 즐거움과 이로움이 그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천주를 찾아 얻으려면 온갖 고통과 해로움을 받아야 하는데도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것은 참된 즐거움과 큰 이로움이 그 가운데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영언어작 중)
삼비아시 신부는 책 전반에 걸쳐 인간의 영혼은 하느님을 닮은 모상으로 창조됐기 때문에 모든 인간적 삶은 신을 지향하고 사랑하는 것을 궁극 목적으로 삼는다는 결론을 내린다.
책을 공동번역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신창석 교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행위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Imago Dei Natura hominis’ ‘성공적 행위를 위한 테마철학’ 등이 있으며, ‘토마스 아퀴나스, 그는 누구인가’ ‘스콜라철학의 기본개념’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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