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올 한해 교회 출판계는 전반적인 출판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다양한 단행본과 시리즈물을 선보이며 신자들의 신앙적 성숙을 도모했다. 출간 종수나 장르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보이지 않았으나, 말 그대로 다양한 서적들이 꾸준하게 출간됐다. 교회 출판계 관계자들도 예년에 비해 무난한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다.
올해도 벽두부터 수 백 권의 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필자가 쓴 책보다는 번역서가 월등히 많았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특히 다양한 소재 발굴과 물량공세로 무장한 일반 출판사들의 가톨릭 관련 서적 출간도 봇물을 이루며, 교회 출판계를 긴장시켰다.
지난 2000년 문을 연‘성 바오로 인터넷 서원’(http://shop.paolo.net) 이후 바오로딸을 비롯해 생활성서사, 분도북 등 교회 인터넷 서점들이 양적, 질적으로 모두 눈부신 성장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2007년을 마감하며 올 한해 교회 출판계의 주요 동향을 짚어본다.
재미와 감동 … 책에서 웃음과 눈물을 만난다
어르신 어린이 등 특정 독자층 위한 서적 인기
시대 흐름 반영, 교회 인터넷 서점 대폭 성장
올해는 특히 가톨릭출판사를 비롯해 바오로딸, 성바오로, 분도출판사, 생활성서사, 성서와 함께 등 6개 주요 교계 출판사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성경에 다가가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성경 해설서 및 길라잡이는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 어르신들을 위한 성경, 성경공부 교재, 풀어쓴 성경, 그림 성경 등 성경과 관련한 도서들이 매달 쏟아져 나왔다.
올해는 또한 전례력에 따른 다양한 서적들도 유난히 많이 출간됐다. 주요 교회 출판사들은 전례력에 따른 다양한 묵상서와 기도서 등을 선보이며 신자들의 신앙 생활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저서 역시 꾸준히 번역 출간됐으며, 바오로 성인과 베네딕토 성인, 프란치스코 성인과 관련된 성인전도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날로 높아만 가는 교육열과 맞물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도서도 출간됐다. 특히 가톨릭출판사가 운영하는 어린이 책 전문 출판사‘으뜸사랑’의 약진이 돋보였다. ‘으뜸사랑’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성경책, 그림 동화, 소설, 묵주기도서 등 수준 높은 책들을 선보이며 올 한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학술도서 출판도 꾸준히 이어졌다. 가톨릭출판사의 기획물 ‘가톨릭문화총서’는 올해 ‘한국 근대사와 천주교회’, ‘삶의 목적인 행복’, ‘철학적 인간학’, ‘영성신학’, ‘신약성경신학 제1권’ 등 무려 5권을 잇따라 선보였다.
2002년 제1권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계속 간행되고 있는 가톨릭문화총서 시리즈는 가톨릭 교회의 학문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전헌호 신부(대구 성바울로본당 주임)는 2002년부터 펴낸 ‘영적 삶의 샘’(가톨릭출판사) 총서를 올해 6월 제10권을 발간하며 만 5년 만에 완간했으며, 정달용 신부(전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가 3월 선보인 학술서 ‘중세 독일 신비사상’(분도출판사)은 본지가 주관하는 제11회 가톨릭학술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눈에 띄는 두 권의 사전도 편찬됐다. 백민관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는 자신의 필생 역작인 ‘백과사전-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가톨릭대학교)을 냈다. 집필 기간만 15년이 걸린 이 사전은 3권 분량에 3000여 쪽이 넘는 대작이다.
성경 73권의 메시지를 역사적이고 문학적인 배경 안에서 폭넓게 조명한 ‘새로운 성경 신학사전’(바오로딸)도 나왔다. 이탈리아 국립 라테란 대학 총장을 역임한 피에트로 로싸노를 비롯해 성경학자 44명이 저술한 이 사전은 국내에서는 고 임승필 신부 등 성경학자들이 10여 년에 걸쳐 번역했다.
전례 음악과 관련된 도서 두 권도 올해의 끝자락에 출간됐다. 1987년 평신도로서 전례음악 전문서적을 발간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김건정(파트리치오)씨가 초판 발행 이후 21년 만에 개정판 ‘교회전례음악’(가톨릭출판사)을 내놓았으며, 가톨릭대 부설 가톨릭전례문화연구소 소장 최호영 신부는 한국 교회음악의 선구자 고(故) 이문근 신부(1918~1980)의 가르침을 모아 ‘가톨릭 교회 음악’(가톨릭대학교출판부)을 펴냈다.
이밖에도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회장 이형우 아빠스)는 전국 수도회 및 선교회를 소개한 컬러 382쪽 분량의 ‘복음을 증거하는 사람들-한국 남자 수도자들과 선교사들의 삶’을 펴냈다. 남자 수도회 및 선교회를 종합 안내한 책자가 나온 것은 30년 전 한국 남녀수도회와 선교회를 소개한 ‘오늘의 수도자들’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가톨릭 신자 문인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김남조(마리아 막달레나) 시인을 비롯해 박완서(정혜 엘리사벳), 신달자(엘리사벳), 최인호(베드로), 정호승(프란치스코), 공지영(마리아) 등 우리시대 최고의 작가들이 새 책을 선보이며 가톨릭 문인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2007년 12월 둘째 주 현재 포털 사이트 및 국내 유명 서점 인터넷 홈페이지의 소설 부분 베스트셀러 순위 1위는 박완서씨의 ‘친절한 복희씨’, 2위는 공지영씨의 ‘즐거운 나의 집’이다.
특히 김남조씨는 자신의 16번째 시집 ‘귀중한 오늘’로 제11회 만해대상 문학부문상을 수상했으며, 시인 문인수씨와 이해인 수녀는 각각 ‘제7회 미당문학상’과 ‘천상병 시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언론인이자 아동문학가였던 시인 유경환(클레멘스)씨가 6월 29일 숙환으로 선종했으며, 구상(세례자 요한) 시인의 정신과 문학사상을 계승하기 위한 사단법인 구상선생기념사업회(회장 김사훈)가 2월 23일 정기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2006년 11월 초판이후 지속적인 베스트셀러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의 ‘무지개 원리’는 출간 100쇄를 기념하며 올해 9월 개정판을 발간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는 부제의 이 책은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물론 각계각층의 찬사와 지지를 받으며 우리사회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종교 서적 분야에서 꾸준히 베스트셀러의 위치를 지켜왔던 안셀름 그륀 신부(독일 성베네딕도 수도회)의 영성 관련 서적들도 지난달 그의 내한 특별 영성 강연을 타고 그 맥을 이었다.
본지가 주관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은 올해로 제정 10돌을 맞으며 가톨릭교회는 물론 한국 문단에서도 그 권위와 명성을 더했다. 제10회 수상작에는 문인수(요아킴) 시인의 시집 ‘쉬!’와 소설가 공지영(마리아)씨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선정됐다.
한편 본지가 지난 2005년부터 야심차게 기획해온 가톨릭독서운동 ‘신심서적 33권 읽기’는 12월로 지난 만 3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책 읽는 교회’를 구현하고자 시작된 가톨릭독서운동은 본당 및 단체, 개인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며 교회 안팎으로부터 가톨릭 교회의 독서문화 형성에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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