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활동은 십자가의 길과 닮았다?
무관심·냉대·조직 내 갈등…
반장·구역장들이 겪는 애환
그리스도 고통에 기대어 묵상
초대교회 때부터 이어져 온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은 예수께서 사형 선고를 받으신 후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에 이르기까지 일어났던 14가지 중요 사건을 통해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다.
특별히 사순시기에는 많은 신자들이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바치며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고통을 묵상하기 마련. 올해 사순시기를 맞아 ‘구역장, 반장이 바치는 십자가의 길’, ‘소공동체가 바치는 십자가의 길’, ‘선교 활동을 위한 십자가의 길’로 꾸며진 아주 특별한 십자가의 길이 출간됐다.
주경수 신부(서울 신정3동본당 주임)가 펴낸 ‘소공동체가 바치는 십자가의 길’(가톨릭출판사/64쪽/3000원)은 기존의 14처와 더불어 각 본당의 구역장과 반장, 그리고 이들이 이끄는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활동하면서 겪게 되는 고충과 애환, 기쁨들을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에 기대어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의 경우, “저희도 본당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전에 어떤 직책을 맡았었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비협조적이고 반대가 심해, 상처받고 실망하는 일이 있다”며 “이런 무관심과 부주의한 행동이 저희들에게는 사형 선고를 받는 것처럼 아프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식이다.
이밖에도 ‘주님, 일이 너무 많은 날에는 “이런 게 다 뭐람.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고 있지?”라고 푸념하며 소임에 소홀할 때가 있습니다…’(제3처), ‘주님, 냉담 교우를 방문했을 때 제 앞에서 쌀쌀맞은 눈빛으로 ‘탕’ 하고 현관문을 닫는 것을 보면서, 저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당신을 생각합니다…’(제11처), ‘주님, 구역장, 반장 일이 너무 힘들게 느껴집니다. 때로는 그 짐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들 때면 자연스레 당신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마침기도) 등 구역장과 반장들이 실제로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들을 기도 중에 청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산뜻한 표지 디자인과 깔끔한 편집이 더욱 돋보이는 이 책은 소책자 크기(128×188 mm)로 제작돼 반모임이나 소공동체 모임을 위해 휴대하기에도 간편하다.
주경수 신부는 머리말에서 “본당의 여러 행사와 사목 활동에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구역장, 반장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옮겨보았다”며 “이 십자가의 길을 통해 모든 교우들이 소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달아 반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또한 자신의 신앙 쇄신과 선교의 사명을 다할 것을 기대해 본다”고 적었다.
※구입 문의 02-360-9127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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