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전쟁은 있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평화’에 ‘책임’ 있어
세계적 영성가 토마스 머튼 신부(1915~1968)의 유고집 ‘머튼의 평화론’(조효제 옮김/분도출판사/288면/9000원)이 번역 출간됐다.
‘포스트 그리스도교 시대의 평화’라는 제목으로 탈고된 이 책은 1962년 출판 예정이었다. 그러나 머튼 신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40여 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미국에서 발간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에 쓰여 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시대에 적합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머튼 신부는 냉전시대에 이미 대량살상무기의 비인도성과 일방주의적 행동의 위험성, 무력한 국제기구 유엔의 한계 등에 대해 예견하고 경고했다.
그는 전쟁과 폭력에 관해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인 ‘정당한 전쟁론’에 대해 두 갈래의 비판을 제시한다.
첫째, 정당한 전쟁은 책상머리이론이며 신학자, 윤리학자들의 머릿속에서 가능한 공론이라는 것이다. 즉 정당한 전쟁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정작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는 세계적인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설령 정당한 전쟁이 특정한 상황에서 용인될 수 있다 하더라도 현대전의 맥락에서 그 적실성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전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으로 인해 더 이상 제한적인 방어 전쟁이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머튼 신부는 이와 더불어 대화와 상호 협상을 통해 적대세력 간 신뢰구축과 평화체제 수립이 가능하다고 전하며 그리스도인에게는 평화를 위한 특별한 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가르침은 한반도 상황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군사적 제재, 선제공격, 전쟁불사론 등의 무책임한 주장에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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