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고통 밀려올 때 마다 이겨보려 되뇌인 말…
사랑하는 가족 향한 미안함 아쉬움 담아
그는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고, 들숨날숨 숨쉬는 것마저도 인공호흡기에 의지해야 한다. 쓰디쓴 고통의 나날이지만 헌신적 사랑으로 곁을 지키는 아내가 있기에 행복하다.
김석수(요셉 포항 이동본당)씨.
1973년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 군인의 길을 걷던 그에게 96년 7월 시련이 닥친다. 교통사고로 경추를 다쳐 전신마비에 호흡마비까지 온 것. 병상의 삶은 11년째 이어진다.
그는 지난날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일상의 단상들을 한권의 책에 담았다.
‘아직도 못다한 말은’(도서출판 아르코/255쪽/1만2000원)은 고통이 밀려올 때마다 괴로움을 이기기 위해 한마디 한마디 내놓은 말들로 묶어졌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행간마다 갈피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묻어난다.
“여보!/ 나는 죽으면 저 푸른 하늘에 살 거야/ 구름을 나르는 바람이 되리오/ 고운 바람이/ 당신 얼굴을 스쳐가거들랑/ 그 바람이 난 줄 아오.”(본문중에서)
시와 수필의 형식을 빌어 더 사랑하지 못해 안타까운 자기 연민과 함께 무조건적 사랑으로 돌봐주는 아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녹녹히 적어낸다.
김씨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고백한다.
“저는 여러분들께 용서받을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모두 털고 가야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혹시 과격한 말로 여러분의 여린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은 없습니까. 가슴에 못 박히는 말을 한 적은 없습니까. 욕심을 부려 여러분의 얼굴을 찌푸리게 한 적은 없습니까. 이슬방울 같은 감정이나 미세한 앙금이 남아있다면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지난날 자신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김석수씨. 그 대상은 아내, 가족, 그리고 모든 이가 될 것이다. 그가 그들에게 ‘아직도 못다한 말’은 무엇일까.
이 책은 동양화가 심원 김영자(골롬바 성가소비녀회) 수녀의 그림과 사진작가 오경숙(엘리사벳)씨의 작품이 글과 어우러져 잔잔한 여운을 준다.
※문의 054-223-2525 도서출판 아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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