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현실적이며 솔직하신 분”
불완전한 인간 삶 되돌아보게 해
신앙이란 ‘삶의 과정’임을 일깨워
“예수의 위선을 까발리기 위해서 성경을 통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이 위선을 부렸다는 증거를 끝내 잡아 낼 수가 없었습니다.”(‘복된 첫사랑의 추억’)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식을 줄 모르는 창작력과 젊은 감각을 선보인 소설가 박완서(정혜 엘리사벳 76)씨. 그가 최근 묵상집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시냇가에심은나무/296면/9700원)을 내놓았다.
‘님이여 그 숲을 떠나지 마오’(도서출판여백)를 재출간한 이 책에는 1996년부터 98년까지 3년 동안 ‘서울주보’에 발표했던 주일 복음 묵상글 ‘말씀의 이삭’이 실렸다.
94편의 글들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나약함이나 불완전함에서 오는 삶의 일부분들을 돌이켜보게 한다.
저자는 열심히 살았으나 삶에서 보상 받지 못했던 동창생의 죽음 앞에서 하느님께 극심한 분노와 의혹을 드러내며 추궁하기도 하고(들어가지 않고는 나올 수도 없는 물),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찾아오는 자연과 계절의 변화 앞에서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경이(최초의 경이)를 느끼기도 한다.
또 신앙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일에서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임을 일깨워준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솔직하며 일상 가까이에 존재하는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의 존재를 밝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기존의 신앙고백들과는 다른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50대 중반에 세례를 받고, 가톨릭에 입교한 저자의 글에서 여전히 청년처럼 힘이 넘치는 작가 박완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박씨는 머리말을 통해 “약간의 글재주로 봉사라는 거 한번 해볼까 하는 지극히 건방지고 콧대 높은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3년 동안 성경을 읽고 또 읽어 가슴에 새기고, 깊이 묵상하고 나니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기쁘고 떳떳하게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 책의 재출간을 계기로 늘 옳고 아름다운 그분에 대한 사랑이 다시 한 번 수줍고 새로워지길 바란다”고 전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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