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그 아름답고 소중한 이야기…
“여행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상처가 남았다. 그 상처로 신음하다가 딱지가 앉을 무렵이면 또 떠났었다. 사람을 만나러, 사람을 그리워하며. 그리고 나는 여전히 떠날 것을 꿈꾼다.”
독자들에게 일상 속에서 반짝이는 여유의 소중함을 되찾아 주었던 소설가 한수산(요한 크리소스토모.60)씨가 자신의 인생을 지탱하는 뿌리와 같은 존재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인간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산문집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해냄/392면/1만원)를 펴냈다.
‘사람을 찾아, 먼 길을 떠났다’에서 한씨는 사랑과 영혼을 나눴던 문학적 스승과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한수산 필화 사건’으로 인한 고문의 깊은 상처 속에서 헤매던 그를 하느님의 자녀로 이끌어준 고 이경재 신부(전 라자로 마을 원장)와의 만남이 소중하게 담겨 있다. 그의 세례명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전교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많이 쓰라며 이신부가 지어준 세례명이다.
그가 전하는 하느님의 사랑은 소설가 한수산이 가지고 있는 문학과 종교라는 두 가지 뿌리에 대해서 진솔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문학청년 시절 자신이 들고 간 원고를 읽고 평해줬던 황순원, 인자하고 소박했던 박목월 그리고 어둠 속의 촛불처럼 인생을 환하게 밝혀준 박용주를 회고한다. 한씨는 또 소설가로서 창작을 위한 취재여행 중에 만난 이들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았다.
역사 속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의 자취를 찾아 떠난 일본에서 시베리아, 쿠바에 이르기까지 그들에 대한 애정은 거침없이 이어진다. 임지왜란 때 일본으로 납치됐지만 시대와 민족을 뛰어 넘어 400년간 도혼(陶魂)을 불사른 심수관 일가, 쿠바와 시베리아에서 꿋꿋이 살아남은 우리 민족의 기백이 감동적이다.
평범한 세상의 풍경과 사람들의 마음을 새롭게 음미할 수도 있다. 글쓰기 강좌에 들어온 체대학생들의 솔직함에서부터 교통사고를 피하고 인생을 새롭게 인식한 제자의 깨달음까지 순수하고도 가슴 찡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한씨는 모든 떠남의 길 위에서 만난 것은 인생의 심오한 진리가 아니라 결국 자신을 문학이라는 길고도 먼 길로 나아가게 했던 소중하고도 그리운 사람들이었음을 고백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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