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9주기 맞아 삶·영성 조명
"사랑은 단순합니다"
가장 심오한 영성은 어쩌면 가장 단순한 영혼을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 지혜가 아무리 심오하다고 해도 무한한 하느님을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오직 사랑, 그 하나를 간직하고 실천하는 가장 단순한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삶이 아닐까.
바로 그런 삶을 살아가신 분이 지난 2003년 복자품에 오른 마더 데레사일 것이다.
최근 나온 두 권의 책은 데레사 수녀의 단순한 삶의 길을 되짚어보고, 그분과 함께 기도의 여정을 갈 것을 권고한다.
〈마더 데레사와 함께하는 15일 기도〉(프란치스코 폴로 몬시뇰 지음/양 비안네 옮김/바오로딸/160면/6천원)는 마더 데레사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수녀회’가 운영하는 미혼모의 집 지도신부를 지냈던 프란치스코 폴로 몬시뇰이 지은 작은 책이다. 저자는 현재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교황청 상임대표이다.
미혼모의 집 지도신부로 수녀들과 함께 지낸 그는 데레사 수녀의 삶을 보면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고 기도하는 것이 곧 십자가 위에 매달리신 그리스도의 목마름에 응답하는 길임을 깨닫고 그 체험을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책은 모두 15개 가지로 나눠진다. 기도의 방법부터 시작해서 그리스도께 귀를 기울이고 그분을 관상하며, 데레사 수녀가 했던 것처럼 그리스도를 따르기, 산상수훈의 가르침 등을 곁들이면서 마더 데레사와 함께 하듯 기도를 바치고 있다.
단순한 기도 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단순함이었던 데레사 수녀에 주목하는 것은 〈마더 데레사의 단순한 길〉(마더 데레사 지음/백영미 옮김/사이출판사/228면/8900원)이다.
마더 데레사의 일대기라기보다는 그의 철학과 신앙, 그로 하여금 오직 사랑과 헌신의 길을 가게 했던 그의 믿음과 삶의 근본 원리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마더 데레사의 삶의 철학은 이미 언급한대로 ‘단순함’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그의 삶을 상징하는 ‘단순한 길’에 대한 개념을 자신이 세운 사랑의 선교회 활동을 통해 직접 설명해준다. 특히 이 책은 그 ‘단순함’을 기도하고 관상하는 삶과 행동하는 실천적 사랑의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찾은 것이라고 말한다.
데레사 수녀가 생전에 자신의 명함이라며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조그만 카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침묵의 열매는 ‘기도’입니다. 기도의 열매는 ‘믿음’입니다. 믿음의 열매는 ‘사랑’이고 사랑의 열매는 ‘봉사’입니다. 그리고 봉사의 열매는 ‘평화’입니다.”
그래서 데레사 수녀의 삶의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기도, 믿음, 사랑, 봉사, 평화 이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9월 5일은 데레사 수녀의 9주기가 되는 날이다. 선종 6년만인 2003년 10월 복자로 선포된 마더 데레사의 삶과 정신을 돌아보는 작은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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