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독서운동-신심 서적 33권 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9월 선정 도서로 〈강 건너 저편〉(바오로딸), 〈참된 벗을 찾아서〉(가톨릭출판사) 등 2권을 9월의 선정도서로 뽑았다.
■강 건너 저편-소설 정하상
(신중신 지음/바오로딸/288면/8천)
순교영성 문학 작품으로 승화
‘상재상서’(上宰相書), 곧 「재상에게 올리는 글」을 통해 기해박해 당시 박해의 주동자였던 우의정 이지연에게 가톨릭 교리의 정당성을 알렸던 정하상. 1839년에 지어져 한국 최초의 호교론서라고 할 수 있는 이 글은 모두 3400여자의 순한문으로 된 짤막한 글이지만 천주학의 진수를 호교론적으로 밝히는 박력 있는 명문으로 전해진다.
그 주인공인 정하상 성인의 삶을 그린 책으로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몇 안되는, 순교자들의 삶을 문학 작품으로 승화하려는 시도이다. 이미 시인으로서 ‘응답시편’이라는 고백시를 비롯해 자신의 시세계를 통해 신앙을 탐구해온 저자가 펴낸 이 소설은 정하상 성인의 삶을 통해 조선 땅에 하느님의 구원 역사가 어떻게 펼쳐졌는지를 조명한다.
아울러, 박해시대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새로운 순교의 삶을 요구하는 오늘날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이란, 그리고 그 신앙에 바탕한 순교의 삶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다시금 하게 한다.
한국교회 영성은 곧 순교 영성이다. 순교영성과 순교 신심은 한국교회의 가장 고유한 특성이고 자부심이며, 가장 큰 하느님의 은총이기도 하다. 신앙 선조의 삶을 연대기로 적은 기록이나 초보적인 재구성에 그치지 않고 그 삶이 지닌 깊은 신심과 영성을 문학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그 때문에 특별히 순교자 성월인 9월에 더욱 어울린다.
■참된 벗을 찾아서
(제임스 마틴 지음/성찬성 옮김/가톨릭/292면/1만2천원)
부·명예 버리고 섬김의 삶으로
대기업을 떠나 가난과 순결과 순명의 세계로.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경영 대학원을 졸업하고 세계적인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스(GE)에 입사해 거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탄탄한 출세의 가도를 달리던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앞에 펼쳐진 부와 명예를 던져버렸다. 그 후 그는 예수회에 들어가 신부가 되어 가난과 정결의 삶을 선택한다.
〈우리 시대의 유랑자〉, 〈내 영혼을 깨우리라〉 등 국내에서도 번역된 작품들로 독자들에게 익숙한 제임스 마틴 신부. 부와 명예를 버리고 사제의 길을 택한 그가 쓴 자서전 형식의 글로 예수회 수련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 세계와 사회에서 최고의 가치는 부와 명예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그 대가로서 물질과 명예를 획득하는 것은 최고의 성공으로 간주된다. 우리나라에서 그토록 사회문제로 지적되는 교육의 문제도 역시 그 궁극적인 동기는 바로 이러한 성공의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최고의 성공을 버리고 가장 헌신적인 삶을 원했던 저자의 선택은 독자들로 하여금 바로 이러한 현대 세계와 사회를 주도하는 가치가 참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성찰을 하게 이끈다. 스스로 가난, 섬김과 나눔의 삶을 선택해 그 안에 계신 하느님을 발견했고 그 때문에 비로소 축복과 은총으로 자신의 삶이 가득하다는 것을 그는 체험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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